이해인 3위-유영 4위-김채연 6위… 여자 싱글 전원 프리 마지막 조
지난해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이해인(19·고려대)이 쇼트프로그램 3위에 올랐다. 유영(20·경희대)과 김채연(18·수리고)은 5위와 6위를 기록해 세 선수 모두 마지막 조에서 프리스케이팅에 나서게 됐다.
이해인은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벨 센터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0.30점, 예술점수(PCS) 33.25점 총점 73.55점을 받아 35명의 출전 선수 중 3위에 올랐다. 1위는 루나 헨드릭스(76.98점·벨기에), 2위 이사보 레비토(73.73점·미국)가 차지했으며, 지난해 우승자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는 트리플 러츠에서 착지 실수를 범해 73.29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이 대회 시상대에 올랐던 이해인은 23일에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메달 도전에 나선다. 2년 만에 출전한 유영(67.37점)은 5위, 지난 시즌 6위에 올랐던 김채연(66.91점)은 6위에 랭크됐다. 이로써 세 선수 모두 프리스케이팅에서 마지막 4조에서 연기하게 됐다. 이는 한국 피겨 사상 최초다.
세 선수의 활약으로 한국은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도 복수의 출전권 획득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세계선수권 티켓은 전년도 성적에 따라 국가별로 배분된다. 한 국가에서 3명의 선수가 출전할 경우 상위 두 명의 선수 순위의 합이 13 이하일 경우 3장, 28 이하면 2장이 주어진다.
이해인은 이번 시즌 도중 바꾼 프로그램 '세이렌'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뛰어 기본 점수 10.10점과 수행점수(GOE) 1.60점을 챙겼다. 두 번째 점프인 더블 악셀도 완벽했고, 이후 스핀까지 깔끔하게 전반부 연기를 펼쳤다. 후반부 역시 무난하게 소화한 이해인은 연기를 마친 뒤 환하게 웃었다.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점수를 확인한 뒤에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난 시즌 큰 활약을 했던 이해인은 적잖게 마음 고생을 했다. 두 차례 출전한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선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은 개인 최고점(76.90점)보다 10점 이상이 낮은 66.30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세계선수권에서 시즌 베스트 기록을 냈다.
쇼트프로그램 성적으로 주어지는 스몰 동메달을 따낸 이해인은 "점수를 신경 쓰지 않고 재밌게 연기를 펼치겠다는 생각으로 임해 마음이 편했다. 마치 훈련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점수가 잘 나와서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에선 점프 회전 부족 문제를 신경 많이 썼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훈련처럼 재밌게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이해인은 자신처럼 극심한 부진을 보이다가 1년 만에 국가대표로 복귀한 유영의 연기가 힘이 됐다고도 전했다. 그는 "(유영) 언니의 점수가 (마지막 조까지) 가장 높은 곳에 있기에 '언니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뭔가 모르게 편안해진 느낌이 들었다. 언니도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여기서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해인의 말처럼 유영도 멋진 연기를 펼쳐 부진에서 벗어났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6위를 차지한 유영은 지난 시즌 슬럼프로 은퇴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1월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부활하며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냈다. 그리고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메달 획득 가능성도 열고, 신혜숙 코치와 함께 웃었다.
유영은 "굉장히 만족스럽고 또 너무 즐겁게 관중들과, 심판들한테 (연기를)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기쁘다. 처음에 겁을 먹었는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긴장됐는데 결과를 신경쓰지 않고, 마음 비우고 즐기려 했다"고 했다.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를 기록한 유영은 "내게 오늘 하루 정말 수고했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채연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 언더로테이티드(회전 수 부족)으로 GOE 0.67점이 깎이면서 생각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김채연은 "큰 실수는 안 했긴 하지만 회전 수가 부족해서 점수가 조금 안 나온 것 같아서 좀 아쉽다. 프리에서는 보완해서 더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즌 베스트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세 선수는 23일 오전 7시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메달에 도전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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