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창업주 장고 끝에 탄생한 '메밀단편'…美 진출까지 노린다

"보릿고개 넘기게 해주던 메밀로 근사한 한상"
100% 메밀이지만 겉껍질 벗겨 끊어짐 방지
하루 평균 방문 200명…가맹사업은 아직

"메밀단편은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의 주도 하에 2년에 거쳐 장고 끝에 탄생한 브랜드다. 지극히 한국적인 식재료인 메밀은 서민음식임과 동시에 슈퍼푸드다. 하지만 지금껏 요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고품질 식재료 사용'을 원칙으로 하는 교촌의 철학을 바탕으로 마치 책을 쓰듯 메밀단편을 만들어가겠다. K-푸드가 세계화하는 만큼 더욱 고치고 다듬어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부문 혁신리더)

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부문 혁신리더가 21일 서울 여의도동 메밀단편에서 진행된 ‘메밀단편 미디어 시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교촌이 내놓은 새 브랜드 '메밀단편'…"가장 한국적 재료로 근사한 한끼"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새로운 브랜드 ‘메밀단편’을 선보였다. 지난달 1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개점한 메밀단편은 토속적 식재료인 메밀로 근사한 한 끼를 제공하는 브랜드다. 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부문 혁신리더는 21일 메밀단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장 한국적인 재료로 장인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브랜드를 고민하다 과거 서민들이 보릿고개를 넘도록 도와준 식재료 메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브랜드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배를 곯던 서민들의 귀중한 식재료가 돼왔다. 하지만 투박하고 거친 탓에 옛 문헌에는 많이 기록돼있지 않았다. 이에 교촌에프앤비는 메밀 요리를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써내려 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메밀단편’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메밀단편은 밀가루나 전분을 첨가하지 않은 강원도 봉평의 국내산 함량 100% 순메밀가루로 매일 아침 자가제면을 통해 메밀면을 뽑는다. 1++등급의 한우와 닭으로 육수를 만들며, 파주에서 3대째 기름집을 이어오는 명품 들기름을 사용하는 등 식재료부터 음식을 만드는 과정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송 리더는 "되도록이면 천연 감칠맛을 내기 위해 화학적 재료를 최소화했다"면서 "천연에서 맛을 찾았기에 전반적으로 슴슴하다"고 덧붙였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식기는 서서히 잊혀 가는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 이봉주 장인(匠人)이 직접 만든 방짜유기를 공수해 사용한다. 송 리더는 "관리가 무척 어려운 식기지만 해외에도 한국적 식기를 알리고 싶어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메밀단편 반상

100% 국내산 메밀…'뚝뚝' 끊어지는 식감 개선위해 겉껍질 모두 벗겨

메밀단편의 대표메뉴는 ‘메밀면’이다. 100% 국내산 메밀로 만들었다. 메밀에는 글루텐 성분이 없어 면을 뽑으면 식감이 거칠고 면이 뚝뚝 끊어지기 쉬운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메밀 알곡의 60%를 차지하는 겉껍질을 모두 벗겨내 곱게 갈고 미량의 소금으로만 반죽·숙성, 주문 즉시 면을 뽑아 내고 있다.

사이드 메뉴 중 ‘수제 곤드레 전병’의 경우 매일 20개만 한정 판매한다. 이 20개에 10kg에 달하는 배추를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수분을 짜내 4분의 1로 압축한 배추와 곤드레, 돼지고기, 파, 청양고추 등을 메밀 전으로 감싸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메밀단편 반상

오피스 상권 집중된 여의도에 1호 출점…하루 200명 고객 방문

교촌에프앤비는 메밀단편 출점 상권 분석에 집중했다. 첫 매장 위치를 선정하는 데에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됐을 정도다. 여의도 비즈니스 상권은 서울 시내 여러 핵심 상권 중 직장인 약 25만명을 비롯해 하루 유동인구가 73만명에 육박한다. 송 리더는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중산층 이상의 고객이 많아 안정적인 고정 수요와 소비력을 기대할 수 있어 신규 브랜드 론칭에 최적화된 상권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향후에도 강남, 종로 등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이 확대될 계획이다. 최근에는 백화점 입점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당분간은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송 리더는 "앞으로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메뉴에 대한 확장성이 커지면 그때 가맹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진출 계획도 있다. 송 리더는 "앞서 미국 스타 셰프가 메밀단편에 방문해 미국 진출을 권유했다"면서 "K-푸드의 세계화가 이뤄진 만큼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가다듬어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의도 메밀단편 매장에는 하루 평균 200여 명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매일 2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메밀단편 반상’ 메뉴는 매장 오픈 10~15분 만에 전량 소진되고, 대기 없이는 식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주말 방문객도 증가세를 띄며 일 평균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40% 이상의 늘었다. 특히 고객들의 재방문율도 40%를 상회한다.

실제 고객들의 주문 메뉴를 분석하면, 대표 메뉴인 메밀면 외에도 ‘은하수 막걸리’ 등 주류 메뉴와 사이드 메뉴 주문 비중 또한 높아 객단가 역시 지속 상승 중이다. 메밀단편에서 판매 중인 ‘은하수 막걸리’ 2종은 교촌의 관계사 ‘발효공방 1991’에서 만든 전통주로, 아이스 버킷에 담아 전용잔과 함께 내놓으며 이색적인 재미요소를 선사한다. ‘은하수 막걸리’는 경상북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영양군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감향주(甘香酒)’를 현대화한 전통주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담고자 물, 쌀, 누룩 외에 어떠한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