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형' 실버타운 9년만에 부활…고령층 특화 '실버스테이' 도입
정부가 늘어나는 고령층 주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폐지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을 9년 만에 다시 도입한다. 또 고령층의 생활패턴에 특화된 내부 설계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실버스테이’를 신설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스물 두 번째 민생 토론회에서 “주거, 식사, 돌봄과 같은 일상생활부터 의료, 간병, 요양에 이르기까지 어르신들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약속했다.
정부는 일부 분양형 실버타운에서 일반인에게 실버타운을 분양하는 식의 불법 분양, 부실 광고, 투기 수요 유입 등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자 2015년 1월 분양형을 없애고 임대형만 지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임대형 실버타운은 사업자들이 초기에 져야 할 자금 부담이 커 대규모 공급이 쉽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실버타운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9년 만에 분양형 재도입에 나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5년 654만명에서 지난해 944만명으로 44.3% 급증했다. 그러나 국내 실버타운은 2022년 기준 전국에 39곳으로 8840가구 규모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버타운은 분양형이 금지된 후 입소자가 연평균 7.4%씩 늘며 포화 상태에 달했다.
정부는 우선 부산 동구·서구, 경기 가평·연천 등 전국 인구 감소지역 89곳에 한해 분양형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 분양형에서 문제 된 불법행위, 부실운영 등을 예방하기 위한 보완방안을 마련하고, ‘노인복지법’ 개정 등 추진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실버타운의 입주자격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독립된 생활이 가능한 자’라는 요건이 있었는데, 이 요건을 없애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입소가 가능해진다. 부동산 투자기업(리츠), 요양기관, 호텔·요식업체, 보험사 등 노인복지주택 사업 경험이 없는 기업에도 실버타운 사업을 허용해 다양한 업종의 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도록 위탁운영 요건 개선한다. 기존에는 실버타운에 입주하면 주택연금을 받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예외를 허용해 계속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고령자 대상 장기임대주택인 ‘실버스테이’도 도입한다. 실버스테이는 동작감지기, 단차 제거 등 고령자 특화 시설·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대 시설로. 중산층 고령 가구가 대상이다. 구체적인 사업 구조나 인센티브 등은 추후 별도로 공개된다.
경기 화성시 동탄2지구 내 부지를 국내 최초의 ‘헬스케어 리츠’ 방식으로 공급·개발하고 노인복지주택 등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헬스케어 리츠'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의료복지시설 용지를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하고, 사업자는 리츠를 설립해서 개발하는 방식이다. 또한 LH 등 공기업이 고령자를 위해 공급하고 있는 ‘고령자복지주택’도 기존 연간 1000가구 규모에서 3000가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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