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두산’ 가능한 이유…‘MLB 최상위 패스트볼’ 김택연

김영건 2024. 3. 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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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시범경기 역대 세 번째 무패
가장 눈에 띄는 ‘슈퍼루키’ 김택연
MLB에서도 최상급 수직 무브먼트 ‘돌직구’
김택연. 연합뉴스

우승 후보로 급부상한 두산 베어스, 그 중심에 MLB 최상위 패스트볼을 자랑하는 ‘슈퍼 루키’ 김택연(19)이 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7-7로 비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8연승이었던 두산은 아쉽게 9연승에 실패했지만 8승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베어스 역대 여섯 번째 시범경기 1위(1984, 1990, 1994, 2000, 2014, 2024)를 차지한 두산은 1995년 롯데 자이언츠(5승1무), 1999년 한화 이글스(5승)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시범경기 무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 정규리그 호성적으로 꼭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로야구 역사상 시범경기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건 단 7번에 불과하다. 직전 시즌 시범경기 1위 한화 이글스는 정규리그에선 9위에 그쳤다. 

하지만 시범경기 무패 팀은 다소 다른 패턴을 보였다. 1995년 시범경기 무패팀 롯데 자이언츠는 정규리그 3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999년 시범경기 5연승을 기록한 한화 이글스 역시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왕좌에 올랐다. 물론 단 두 번밖에 없었기에 표본이 적을 수 있지만 이번 시즌 시범경기 무패 두산엔 의미 있는 기록으로 다가온다.

김택연.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올 시즌 전 두산 베어스는 중위권으로 예상됐다.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강한 투타 자원을 보유한 KIA 타이거즈, 지난해 준우승팀 kt wiz에 비해 다소 전력이 약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두산 베어스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FA 선수 양석환(4+2년 최대 78억원)과 홍건희(2+2년 최대 24억5000만원)를 잡았을 뿐,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의 지난 시즌 순위가 5위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위권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는 시범경기부터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루키’ 김택연이다. 2024년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베어스 군단에 합류한 김택연은 스프링캠프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일본프로야구 1⋅2군을 상대로 완벽투를 펼쳤고, 활약을 인정받아 스프링캠프 MVP에 선정됐다. 시범경기에도 3경기 등판해 3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2세이브를 거뒀다.

하이라이트는 LA 다저스와 가진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스페셜 경기였다. 팀 코리아 대표로 참여한 김택연은 MLB 타자들을 상대로 배짱있는 투구를 펼쳤다. 

특히 주무기인 ‘돌직구’가 빛났다. 김택연은 ‘MLB 올스타 출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강력한 몸쪽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지난 시즌 23홈런을 때린 제임스 아웃맨 역시 한 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택연의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VBreak). 베이스볼 서번트

MLB 선수들이 김택연의 패스트볼을 건드리지도 못한 이유는 바로 ‘수직 무브먼트’(공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수치)에 있다. 평균적으로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는 16인치다. MLB 최상위권은 11인치로 알려져 있다. 해당 경기에서 김택연의 수직 무브먼트는 최고 8인치, 평균 10.2인치를 기록했다. 김택연은 MLB 선수들도 쉽게 공략하기 힘든 묵직한 패스트볼을 던진 셈이다.

미국 통계 매체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김택연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삼진 처리한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는 무려 8인치에 달했다. 김택연은 이외에도 수직 무브먼트 9인치 패스트볼을 3구나 더 던졌다. 지난 시즌 오타니 쇼헤이의 평균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가 15.1인치임을 감안했을 때. 김택연의 이 수치는 더 놀랍게 다가온다. 

MLB 선수들도 제압한 ‘역대급 신인’ 김택연이 두산 베어스 마운드에 등장했다. 시범경기 기세를 탄 두산 베어스가 김택연을 앞세워 정규리그에도 ‘미라클’을 일으키며 호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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