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이번엔 부실 공사 논란에 소송전
“어쩌면 우리의 죄는 단지 외국인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2014년부터 합법적으로 평화롭게 기도하는 곳을 마련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경북대 컴퓨터학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학생공동체 대표가 21일 오전 대구 북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는 “전문적인 건축 지식이 없는 학생인 우리는 이슬람사원 건립을 맡긴 시공사에게 사기를 당했다. 시공사가 부실 시공했는데 우리는 나중에서야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완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북구 측은 공사중지 명령을 했다”고 덧붙였다.
4년째 논란 중인 이슬람사원 건축
그런데 이번엔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4월 시공사가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스터드 볼트를 누락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북구는 지난해 말 설계대로 공사하지 않은 혐의로 시공사를 경찰에 고발하고 또다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사태는 대구 이슬람 사원 건축주와 시공사 간 법정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시공사 측은 “스터드 볼트 누락은 실수였으며 주민 반대로 사원 건립이 늦어지면서 계속 공사비가 늘어났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 하지만 건축주 측은 “이미 돈을 몇 차례 추가로 지급했는데, 계획대로 공사를 안 해놓고 실수를 바로잡을 의지가 없다”며 지난달 시공사를 상대로 1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측은 “겨우 2층짜리 이슬람사원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못하는 것은 무슬림과 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용인하고 조장하는 한국사회 책임”이라며 “이슬람사원 공사를 반대하는 인근 주민의 지속적인 공사 방해와 바비큐 파티 등 혐오 폭력,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는 북구청의 직무유기로 인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돼지 머리’ 놔두고 수육 파티 연 주민들
3월 21일은 세계 인종 차별 철폐의 날이다.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색인종 차별정책에 반대해 평화시위를 하던 사람들에게 경찰이 총격을 가해 69명이 사망하고 180명 이상이 다친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시작됐다. 라자크씨는 “무슬림 유학생이 궁지에 몰렸다”며 “주민을 설득하고 싶지만, 대화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원이 합법적으로 건축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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