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신흥명문 kt, '강철매직' 계속 된다
[양형석 기자]
▲ 이강철 kt wiz 감독이 10일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열릴 LG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2024.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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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창단해 2015년부터 1군에 진입한 KBO리그의 10번째 구단 kt 위즈의 역사는 이강철 감독의 부임 전과 후로 나뉜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하기 전 3년 연속 최하위를 비롯해 4년 동안 214승 6무 356패를 기록했던 kt는 이강철 감독과 함께 한 지난 5년 동안 387승17무 316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kt는 2021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대 들어 한 번도 가을야구 진출을 놓친 적 없는 '신흥 명문'으로 성장했다.
Kt는 작년에도 시즌 중반 최하위로 떨어지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후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통해 정규리그 2위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엄청난 기세의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연패 후 3연승을 기록하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했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1승을 먼저 따낸 후 4연패를 당하며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됐지만 2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kt는 작년 시즌이 끝난 후 3년 연속 30세이브를 비롯해 통산 169세이브를 기록했던 마무리 김재윤(삼성 라이온즈)이 FA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고 4~5선발로 쏠쏠한 활약을 해주던 배제성(상무)도 군에 입대했다. 주력 타자들의 고령화 역시 kt의 큰 고민이다. 하지만 kt 팬들은 지난 5년 간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이강철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팀 전력을 극대화하면서 좋은 성적을 이어갈 거라고 믿고 있다.
▲ 2024 시즌 kt 위즈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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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작년 외국인 투수 보 슐서가 9경기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5.62를 기록한 채 조기 퇴출됐고 소형준은 단 3경기 만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시즌아웃됐다. 하지만 kt는 웨스 벤자맨이 29경기에서 15승, '토종에이스' 고영표가 174.2이닝을 던지며 12승 7패 ERA 2.78로 맹활약했다. 여기에 대체 선수로 합류한 윌리엄 쿠에바스가 18경기에서 12승 무패 ERA 2.60의 성적을 기록하서 강력한 선발 트로이카를 완성했다.
두산 베어스와 함께 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원투펀치를 보유했던 kt는 쿠에바스와 총액 150만 달러, 벤자민과 총액 14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쿠에바스와 벤자민 모두 이미 KBO리그에서 충분히 검증된 투수인 만큼 이강철 감독과 kt 팬들은 외국인 원투펀치가 최소 300이닝 이상을 책임지면서 25승 이상을 합작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쿠에바스와 벤자민이 작년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kt가 하위권으로 떨어질 확률은 매우 낮아진다.
kt는 지난 1월 리그 최고의 잠수함 선발 고영표와 구단 최초로 5년 총액 107억 원의 '비 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고영표가 있다면 kt는 올 시즌 엄상백과 함께 리그에서 흔치 않은 '잠수함 선발듀오'를 구성할 수 있다. 배제성과 소형준이 없는 5선발 자리는 시범경기에서 6.1이닝 10탈삼진 2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인 부산고 출신 루키 원상현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올 시즌 김재윤이 빠진 kt의 뒷문은 작년 68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4세이브 32홀드ERA 2.75로 프로 데뷔 2년 만에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떠오른 박영현이 맡을 예정이다. 작년 8승15홀드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손동현이 작년 박영현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kt로서는 한 때 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김민수와 주권의 부활이 절실하다. 다만 확실한 좌완 불펜투수의 부재는 올해도 kt 마운드의 최대약점으로 꼽힌다.
[타선] '2020년 MVP' 로하스가 돌아왔다
kt는 작년 팀 타율(.265)과 팀 득점(672점) 4위, 팀 홈런 부문에서는 7위에 머물렀을 정도로 만족스런 타격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kt는 '불혹의 맏형' 박경수를 비롯해 만 37세의 박병호, 만 36세의 황재균, 만 34세의 장성우, 만 33세의 김상수 등 베테랑 노장 선수들이 즐비하다. 풍부한 경험은 큰 경기에서 장점이 될 수 있지만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kt는 작년 앤서니 알포드가 133경기에서 타율 .289 15홈런 70타점 83득점 17도루로 준수한 활약을 했음에도 외국인 타자 교체를 선택했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복귀했기 때문이다. 3년 만에 마법사 군단에 합류한 로하스는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하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됐지만 시범경기에서 타율 .381 4홈런 11타점을 폭발하며 2020년 정규리그 MVP가 건재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kt로서는 2018년 입단 후 2021년까지 팀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다가 지난 2년 동안 133경기에서 14홈런 68타점으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강백호의 부활이 절실하다. 만약 강백호가 메이저리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천재 타자'의 위용을 회복한다면 kt는 돌아온 로하스와 함께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 kt wiz 강백호가 24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긴 야구장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 펑고 훈련에서 타구를 잡아낸 뒤 송구하고 있다. 2024.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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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선수] 부활 노리는 2022년 '최강 셋업맨'
2015년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kt에 입단한 김민수는 2019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며 8승을 수확, kt의 핵심투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2020년 3승 8패 ERA 6.10으로 주춤했던 김민수는 kt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21년 56경기에서 4승 2패 11홀드 ERA 2.95의 준수한 성적으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반지를 가지게 됐다. 하지만 김민수의 진짜 전성기는 이듬해인 2022년에 찾아왔다.
김민수는 2022년 76경기에서 80.2이닝을 소화하면서 5승 4패 3세이브 30홀드 ERA 1.90의 성적으로 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맹활약했다. 실제로 2022 시즌 70경기와 80이닝, 30홀드, 1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기록한 불펜투수는 리그에서 김민수가 유일했다. 특히 2020년 31홀드, 2021년 27홀드를 기록하며 kt 불펜의 핵심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주권이 2022년 15홀드 ERA 3.91로 주춤했기에 김민수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였다.
하지만 김민수는 작년 시즌 어깨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14경기에서 1패 3홀드 ERA 6.92로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8월 훈련 도중 왼쪽 발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일찍 시즌을 접었다. 2023년 2억5000만 원까지 올랐던 연봉이 올해 1억6000만 원으로 삭감된 김민수는 부상 회복 후 스프링캠프부터 철치 부심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kt로서도 김재윤이 떠난 불펜에서 김민수의 부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흔히 구위로 승부하는 불펜투수들은 부상과 나이 등의 이유로 구위가 하락하면 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구위보다는 뛰어난 제구와 위력적인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김민수는 구위가 다소 떨어져도 자신의 장점만 유지한다면 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작년 아쉬운 시즌을 보내고 부활을 노리는 김민수는 과연 올 시즌 다시 kt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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