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겪은 한국축구, 아시안컵 후유증 털어야 할 태국전
[박시인 기자]
▲ 황선홍 감독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위해 A대표팀 임시 감독직을 수행한다. |
ⓒ 대한축구협회 |
아시안컵 실패 이후 지난 한 달 반 동안 한국 축구계는 큰 혼란에 빠졌다. 아시안컵 후유증을 빨리 떨쳐내야 할 시기다. 태국전 승리를 발판 삼아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다.
이어 26일에는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4차전을 벌인다.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태국과의 2연전
다수의 황금세대 출현으로 한국 축구가 부흥기를 맞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은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적기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3 아시안컵에서 실패를 맛봤다. 한국 축구에 많은 과제를 안긴 대회였다.
단순히 경기력 졸전만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았다. 대회 기간 도중 선수단 내부 다툼까지 번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성적부진으로 경질됐고, 전력 강화 위원회는 공석이 된 사령탑 자리에 황선홍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해 봉합했다.
이강인도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용서를 구한 데 이어 장문의 사과문을 SNS에 게시했다.
이번 A대표팀 소집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 이강인은 20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 많은 관심 그리고 너무 많은 응원을 해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나도 이번 기회로 너무 많이 배우는 기간이 됐다. 모든 분들의 쓴소리가 저한테 너무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많은 반성을 하고 있는 기간인 것 같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한국 축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2년 3개월을 남겨두고 있다. 당장 이번 태국과의 2연전에서 승리해야만 3차 예선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 이강인 이강인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최근 팀 내부 분열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
ⓒ 대한축구협회 |
이시이 감독 체제 이후 급성장한 태국
FIFA 랭킹에서는 22위의 한국이 101위 태국에 크게 앞선다. 역대 전적에서도 30승 7무 8패로 압도하고 있다. 최근 맞대결은 2016년 3월 친선경기에서 석현준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최강국이다. 일본인 출신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짧은 패스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유럽의 피가 섞인 혼혈 선수들의 가세로 피지컬이 크게 향상됐다. 그래서 태국은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주전 센터백 펜사 헴비분-엘리아스 돌라 듀오의 평균 신장이 190cm를 넘는다. 수파차이, 수파초크, 수파낫 등의 공격진들은 스피드와 개인기를 두루 갖췄다.
일본 J리그에서 정상급 공격수로 알려진 태국의 에이스 차나팁 송크라신도 부상에서 복귀해 한국전 출전을 앞두고 있어 경계대상이다.
변화 대신 안정 추구하는 황선홍 임시 감독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대한축구협회는 황선홍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이번 태국과의 2연전만 지휘하도록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새 유니폼 발표 행사, 팬들과 함께하는 하이 파이브 이벤트와 오픈 트레이닝도 3월 A매치 기간에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18일 첫 소집훈련에서 "선수들이 집중해서 2연전을 준비할 수 있도록 팬들과 미디어가 도와주길 부탁한다. 모두가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19일에는 비공개 훈련을 실시하며 언론과의 접촉도 피했다. 자숙하는 분위기 속에 경기에만 집중하려는 황선홍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2경기만 팀을 맡아야 하는 임시감독이다보니 실질적으로 자신의 축구 철학을 입히기란 물리적으로 짧은시간이다. 유럽파들의 늦은 합류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황선홍 감독은 "많은 걸 주문하면 복잡해질 수 있기에 최대한 단순하고 집약적으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파격적인 선수 기용보단 익숙한 조합을 꺼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3월 소집 명단을 살펴보면 지난 아시안컵과 비교해 일부 선수진의 변화가 눈에 띈다. 특히 아시안컵 기간 내내 약점으로 꼽힌 수비와 3선 미드필드진은 다소 교체됐다. 클린스만 체제에서 중용받은 정승현, 박용우, 이기제가 3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한 김문환, 권경원, 백승호가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주민규, 이명재, 정호연은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맛봤다.
공격진은 황희찬이 부상으로 빠진 것을 제외하고 큰 전력누수가 없다. 손흥민, 이강인, 조규성, 정우영, 이재성, 황인범, 홍현석 등 유럽파들이 황선홍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유럽파들은 지난 주말 각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강인, 조규성, 황인범은 득점을 기록했고, 이재성도 도움을 올리며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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