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빚투'…대형주·저PBR주 저가 매수 정조준 [박찬휘의 이슈레이더]

박찬휘 기자 2024. 3. 2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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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가 상승 기대…밸류업 수혜·주주환원 확대
코스피 신용잔고, 두달 새 1.7조 원 급증… 5개월래 최고치

[한국경제TV 박찬휘 기자]

▲ 현대차, 주가 상승 기대…밸류업 수혜·주주환원 확대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가 바로 현대차인데요. 지난 나흘간 주가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전날 정부가 주주환원 관련 세제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다시 힘을 받고 있습니다.

전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본시장 선진화 간담회에서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기업의 자사주 소각분이나 주주배당 증가분에 대해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배당을 받는 주주에게도 세제 혜택을 줄 것이라는 뜻을 밝혔는데요. 보다 많은 기업이 자사주 소각과 배당 정책 등 주주환원 확대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점이 현대차에 호재로 작용한 건데요. 앞서 현대차는 결산 배당금으로 8,400원을 책정한 바 있습니다. 2·3분기 배당과 합치면 연간 배당금만 총 1만1,400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현대차는 보유 중인 지분 중 4% 수준의 자사주를 매년 1%씩 3년간 소각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라 현대차가 정부의 자사주 소각에 따른 세제 혜택을 누릴 것이란 분석입니다.

▲ 전기차 판매 감소…현대차 '오히려 좋아'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최근 전기차에 대한 시장이 관심 시들해졌는데요. 그런데 이점이 오히려 현대차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두 라인업을 모두 갖추고 있고, 적은 재고를 유지하면서 인센티브를 통제하고 있는데요. 이베스트증권은 표면적으로 보면 전기차 판매량 둔화가 회사에 긍정적인 이슈는 아니겠지만, 줄어든 전기차 수요가 오히려 하이브리드 수요로 넘어가면서 두 라인업 중 하이브리드의 비중이 높은 현대차로선 결과적으론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현대차 인기 차종인 투싼과 싼타페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각각 60%, 90% 수준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현대차는 울산3공장을 가동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양산하면서 이러한 시장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미국 내 하이브리브 차량 판매량도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매출 증가가 전기차 매출 감소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함께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를 통한 매출 개선이 현대차의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 늘어난 39조7천억 원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증권가, 현대차 목표가 줄상향…최고 36만 원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리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목표주가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36만 원을 제시했고, 다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DS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도 30만 원 안팎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삼성증권은 "기아의 시가총액이 한때 현대차를 넘었었는데, 이는 더 높은 수익성과 자기자본이익률을 뜻하는 ROE, 그리고 더 강한 주주환원 정책 덕분이었다"며 "현대차도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때 추가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더해 증권업계에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밸류업의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현대차의 주가가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대차 주가에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있지만, 주가순자산비율인 'PBR'과 자기자본이익률인 'ROE'의 상관 관계로 분석해보면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하나 더하자면,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와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 등 현대차 주가에 상승 모멘텀이 많은 만큼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 점 역시 낙관적입니다. 실제로 지난 2월 들어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뒷받침됐는데요. 최근 한 달 간 외국인은 현대차를 6,400억 원 가까이 순매수했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말 대비 9% 넘게 늘었습니다.

현재 현대차 주가는 연초 이후 18% 넘게 올라 코스피 지수 상승률 1.3%를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 코스피 신용잔고, 두달 새 1.7조 원 급증… 5개월래 최고치 제가 지난주 화요일에 국내 증시 빚투 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12일 이후 증시가 조금 조정을 받는 모양새가 나타나자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저점 매수 기회로 여기며 오히려 빚투 규모를 늘리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국내 증시 전체 신용 잔고가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건데요.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 7천억 원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금융투자협회 데이터센터를 살펴봤는데, 코스피 신용잔고는 19조 2,100억 원으로, 지난 1월에 기록했던 17조 5,300억 원에서 두 달여 만에 급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19조 3,200억 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금액이었습니다.

코스닥 시장 신용잔고도 큰 폭으로 늘었는데요. 지난 1월 8조 5,200억 원에서 현재 8조 9,400억 원으로 4,200억 원 늘었습니다.

▲ 저PBR주 신용잔고 급증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PBR주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데이터를 확인해본 결과, 연초 이후 보험, 증권, 지주사 같은 금융사들과 운수장비 업종 등 저PBR주 관련 기업의 신용잔고가 급증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보험 업종 신용잔고가 약 58%로 가장 많이 늘었고, 증권과 금융, 운수장비 업종의 신용잔고 역시 각각 25%, 23%, 22% 급증했습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은행 업종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당 배당금과 주주환원 확대로 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기대 때문입니다.

올해 하나금융지주의 지배주주 순이익은 약 3조7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천억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우리금융지주의 지배주주 순이익도 약 3조 원으로 전년 대비 5천억 원 증가할 전망입니다. 앞서 살펴본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저PBR주로 외국인 자금도 대거 유입되고 있는데요. 외국인은 이달에만 KB금융 2,500억 원, 우리금융지주 1,400억 원 순매수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 코스피 대형주, 빚투 규모 급증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신용잔고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SK하이닉스나 네이버 등 지난달 랠리 이후 최근 주가 조정이 진행 중인 종목을 중심으로 '빚투'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한국거래소 데이터를 확인해본 결과, 전날 네이버의 신용잔고 수는 124만8천 주로 사상 처음으로 120만 주를 넘겼습니다. 이는 이달 네이버의 일평균 거래량 90만 주 보다도 많은 규모입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주가가 급락해서 20만 원대까지 추락했을 때 신용잔고가 대폭 늘어났었지만, 이때 당시에도 100만 주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빚투 규모가 대폭 늘었는데요. 이번 달 13거래일 중 무려 10거래일 동안 신용매수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날 기준 신용잔고는 221만7천 주에 달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4월 236만7천 주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규모입니다.

특히 주가가 16만 원 초반으로 밀렸던 지난 13일과 14일에만 각각 17만주와 21만주 넘게 몰렸는데요. 빚투 거래량이 하루 거래량의 10% 가량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자, 호실적 전망 등에 힘입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빚투 규모가 늘어난 겁니다.

이 밖에 삼성SDI는 신용융자잔고가 7거래일 연속 두 자릿 수를 기록했고 삼성중공업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신용거래 비중이 10%를 넘었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빚투를 할 때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고 조언합니다. 현재 저PBR주와 일부 대형주로 신용잔고 급증 현상이 확인되고 있는데 특히 저PBR주의 경우 주가가 낮은 이유가 기업가치 저평가 때문인지, 실적이 부진하거나 재무건전성이 나빠져서 인지 충분한 기업분석을 거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박찬휘 기자 pch847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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