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or보기] 회장님의 ‘워킹 골프’가 가져다 준 ‘나비효과’

정대균 2024. 3. 2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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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때 카트를 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기대기만 해도 벌금을 내야 하는 걸 소위 '동반자 룰'로 정한다면 어떨까.

최 회장의 각별한 골프 사랑은 우리나라 골프 발전으로 연결됐다.

최 회장이 골프 비즈니스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00년 6월에 서원밸리CC를 그랜드 오픈하면서부터다.

최 회장은 골프 문화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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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걸어서 라운드하는 게 철칙
76세 나이에 36홀 워킹도 거뜬
여생을 골프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작년 KLPGA투어 대보 하우스디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박주영에게 우승 트로피를 수여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등규 회장. KLPGA

라운드 때 카트를 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기대기만 해도 벌금을 내야 하는 걸 소위 ‘동반자 룰’로 정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십중팔구는 손사래를 치며 라운드를 기피할 것이다. 그런데 평생 그런 라운드를 즐기고 있는 골퍼가 있다.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이다. 그는 젊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도 그 방식을 고집한다. 놀라운 건 최 회장의 나이가 올해로 76세라는 사실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해가 길어지는 여름이면 36홀을 밥 먹듯이 하는데 죄다 워킹 라운드다. 주로 대보그룹이 소유한 서원밸리와 서원힐스에서 한 달에 3~4라운드를 하는데 동반자가 녹초가 되어도 절대 ‘자비’가 없다.

그렇다면 최 회장이 동반자들의 끊이지 않는 원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런 라운드를 하는 이유는 뭘까. 다름 아닌 골프를 향한 찐사랑과 건강 유지를 위해서다.

18홀을 걷다 보면 골프가 주는 가장 큰 메리트인 자연과의 동화가 가능해진다. 많이 걷다 보면 건강까지 되찾아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 회장의 각별한 골프 사랑은 우리나라 골프 발전으로 연결됐다. 최 회장이 골프 비즈니스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00년 6월에 서원밸리CC를 그랜드 오픈하면서부터다.

2012년에는 대중제인 서원힐스코스(27홀)가 개장됐다. 회원제 서원밸리(18홀)와 함께 총 45홀을 갖춰 강북 최대 규모 골프장이 됐다.

여기에 지상 4층 규모의 골프연습장까지 갖추게 되면서 골프 복합단지가 됐다. 골프 연습장에서 운영하는 서원아카데미를 통해 유망주 발굴과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서원밸리코스에서는 KLPGA투어 대보 하우스디오픈을 직접 창설, 개최하고 있고 KPGA투어 시즌 최종전 LG 시그니처 투어 챔피언십을 작년까지 열었다.

그뿐만 아니다. 서원힐스코스는 작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오픈을 개최해 세계적인 토너먼트 코스로 인정을 받았다.

또 2022년에는 대보골프단을 창단해 남녀 프로골프를 지원했다. 지난 20일 출범한 2024대보골프단에는 아마추어 유망주 3명을 영입하는 등 한국 골프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골프 문화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2000년부터 시작한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가 대표적이다.

매년 5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리는 콘서트에는 작년까지 전 세계에서 53만명의 관객이 찾았다. 기부금 총액은 6억3000만원, 콘서트 준비를 위해 지출된 경비는 110억3000만원이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그린 콘서트는 오는 5월 25일 서원밸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관계사인 클럽디(D)를 경영하는 아들 최정훈 대표와 함께 작년 6월에 출범한 공익재단 디딤돌을 통해 골프 꿈나무를 선발,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클럽디의 보은, 속리산, 거창, 금강 등 4개 골프장에서 선발전을 치른다. 유망주 지도에는 ‘레전드’ 박세리가 힘을 보탠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최 회장은 최근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 아이엔씨(Inc)가 선정한 아시아골프산업 영향력 있는 인물 3위에 올랐다. 톱10 진입은 3년 연속이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2계단 올랐다.

최 회장은 “‘기업의 이익은 반드시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게 평소 소신이다. 골프 사업도 마찬가지”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생을 우리나라 골프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의 ‘워킹 라운드’가 가져다준 나비효과의 끝이 어디까지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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