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연속기고 ⑥] 네쌍둥이 리록비설이 행복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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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네쌍둥이의 돌을 축하하기 위해 송리원·차지혜씨 가정에 다녀왔다.
건강히 자라 돌을 맞이한 네쌍둥이 리지, 록시, 비전, 설록(이하 리록비설)을 보며 이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앞의 두 네쌍둥이가 만난 세상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통해서 반추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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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네쌍둥이의 돌을 축하하기 위해 송리원·차지혜씨 가정에 다녀왔다. 건강히 자라 돌을 맞이한 네쌍둥이 리지, 록시, 비전, 설록(이하 리록비설)을 보며 이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네쌍둥이가 태어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1977년 국내 최초로 일란성 네쌍둥이 매란국죽이 태어난 이후 1989년 인천 길병원에서 슬설솔밀이, 그리고 지난해 3월에는 리록비설이 태어났다.
이렇게 각기 다른 시기에 태어난 네쌍둥이들이 만난 세상은 어떠할까. 앞의 두 네쌍둥이가 만난 세상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통해서 반추해 볼 수 있다. 1982년은 앞의 두 네쌍둥이가 태어난 중간쯤의 시기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주인공 김지영은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후 결혼과 육아를 하는 인물이다.
김지영이 태어난 1982년에는 합계출산율이 2.39명을 기록했고, 85만명이 태어났다. 이들이 성인이 된 시점인 2003년에는 출산 여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이 20%에 불과했다. 서른살을 넘긴 2014년에는 남성 임금의 63%라는 낮은 임금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출산과 자녀 육아를 하며 직장을 그만두는 상황에 마주하기도 한다. 실제로 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결혼과 출산, 자녀 육아로 직장을 그만뒀다.
사회에서 겪는 출산·육아 부담은 가정 내에서도 존재한다. ‘며느라기’라는 드라마에서 묘사된 것처럼 ‘시월드’와 명절 문화 등에서 남녀 간 차이가 존재한다. 가사 노동도 마찬가지다. 2019년의 통계청이 발표한 맞벌이 가구의 1일 평균 가사노동시간을 보면 남성은 54분, 여성 187분이었다. 아직도 우리 개개인의 삶은 전통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는 82년생 김지영이 만난 세상이다. 그렇다면 우리 리록비설이 맞이할 2023년 이후의 세상은 어떠할까. 앞으로도 절대 녹록지 않을 것 같다. 아동을 받지 않겠다는 ‘노키즈존’이 확산하면서 아이들이 거절당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면서 훗날 출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이밖에도 초등학교부터 시작되는 입시경쟁, 막대한 사교육비, 높은 결혼비용과 주거비용 등을 마주할 수도 있다.
저출산 문제 해법은 리록비설이 심각한 경쟁이나 남녀 간의 차별, 돌봄 부담에 내몰리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자체에 답이 있는 게 아닐까. 리록비설이 자신의 엄마처럼 네 명을 키우면서도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땅에 자라날 ‘2023년생 리록비설’은 ‘82년생 김지영’과 달라야 한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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