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에서 혁신 찾은 젠슨 황…AI 선두 엔비디아 본사 가보니

김평화 2024. 3. 21.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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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타클래라 엔비디아 본사 방문
우주선 모양의 압도적인 건물 크기
개방감 극대화하고 곳곳에 계단 설치
공연장 같은 공간 통해 소통 극대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는 우주선 모양으로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높게 뻗은 고층 빌딩을 자랑하는 여느 기업들 건물과 달리 낮은 층수에 가로로 넓게 펼쳐져 있어 개방감이 두드러졌다. 엘리베이터 대신 곳곳에 계단을 배치해 직원들이 수시로 소통할 수 있게끔 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철학이 녹아든 건물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건물. 아래 삼각형 모양의 건물이 '엔데버'이고 위에는 추가로 지은 '보이저' 건물이다. / [사진제공=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둘째 날인 지난 19일(현지시간) 글로벌 취재진에 본사 내부를 소개했다. 이날 공개된 엔비디아 본사는 2017년 완공된 '엔데버'와 2022년 들어선 '보이저'까지 두 개 건물로 이뤄져 있었다. 두 건물은 외부에서 봤을 때 마치 우주선처럼 보였다. 엔데버를 지은 뒤 이를 바탕으로 보이저를 추가로 지었기에 두 건물의 모양은 비슷했다.

엔데버 면적은 4만6000㎡로 3개 층으로 이뤄져 있었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일반적인 사무실 건물보단 실내 체육 시설인 듯한 느낌을 받았다. 흰색 바탕에 지붕은 패널로 구성돼 있었으며 얇은 기둥이 이를 떠받치는 구조였다. 지붕 곳곳에는 삼각형 모양으로 창이 나 있어 햇살이 바로 들어왔다. 건물 옆면도 유리로 구성돼 있어 미국 서부의 따뜻한 햇볕이 내부까지 바로 전해졌다.

미국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엔데버' 건물 1층 모습. 곳곳에 사진처럼 테이블을 배치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 [사진=김평화 기자]

특이한 점은 건물 바닥 등 곳곳마다 삼각형 패턴이 있다는 점이었다. 투어를 담당한 엔비디아 관계자는 "삼각형은 3D 그래픽의 기본 구성 요소"라며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화와 컴퓨터 게임은 모두 이 3D 그래픽, 즉 와이어 프레임으로 만들어지기에 건물에도 삼각형이 많이 쓰였다"고 설명했다.

내부는 일부 시설을 제외하면 모두 개방된 모습이었다. 1층에서 2층 사무실 자리가 보일 정도다. 곳곳에는 직원 휴식과 자유로운 미팅을 위해 테이블과 소파 등이 다양하게 놓여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잘 보이지 않았으며 직원들은 주로 계단을 이용했다. 모든 것이 황 CEO 구상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세 개 층이긴 하지만 매우 넓은 두 개 층(1·2층)이 핵심"이라며 "황 CEO는 건물 층수를 낮춰 직원들이 함께 일해야 할 사람들을 볼 수 있도록 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계단이 있으면 직원들끼리 대화를 계속할 수 있고 자유롭게 층을 이동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보이저' 건물 4층에서 찍은 내부 모습. 계단식으로 층이 구성돼 있으며 개방감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 / [사진=김평화 기자]

엔데버보다 큰 7만㎡ 면적의 보이저 역시 개방감이 두드러졌다. 이 건물은 4개 층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곳곳에 식물을 배치해 조경에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이 건물이 산을 모티브로 지어졌다며 "산속에 큰 실험실이 있고 양쪽에 몇 개의 계곡(계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계단을 올라갈 때는 "산에 올라가 봅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층으로 올라가자 마치 공연장처럼 꾸며진 공간이 나왔다. 조명, 음향 장비 등이 설치된 무대 앞에 검은색 의자가 여러 줄 배치돼 있었다. 뒤에는 카페테리아도 있었다. 황 CEO는 이곳에서 분기마다 실적을 발표한 뒤 직원들에게 회사 상황을 공유한다고 했다. 적어도 일 년에 네 번은 전 직원들과 지근거리에서 소통한다는 것이다.

보이저 건물 2층에 공연장처럼 조성된 공간. 이곳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분기마다 직원들과 만나 소통하고 있다. / [사진=김평화 기자]

엔비디아 관계자는 "황 CEO는 이곳에서 회사의 도전 과제와 문제 등을 공유할 뿐 아니라 직원들이 제출한 수많은 질문 목록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눈다"며 "직원들이 주도하는 회의 경험은 회사 문화를 전달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이곳에서 황 CEO는 새로 입사한 직원을 상대로 우리가 하는 일이 무엇이고 왜 그것을 하는 게 중요한지,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이 뭔지를 소개한다"며 "이 공간을 통해 직원들이 CEO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지 이해할 기회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샌타클래라(미국)=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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