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PC 5대로 대기업 월급 번다” 성인 PC방 개업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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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회사원이던 30대 A씨와 B씨는 지난해 4월 '성인PC방' 사업을 시작했다.
C씨 등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필리핀 등에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국내 성인PC방 업주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인PC방에서 불법 도박 게임을 운영해 수익을 올리다 적발되는 사례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D씨는 "1000만원만 있으면 성인PC방을 열 수 있고, 불법 행위를 통해 한 달에 대기업 월급 이상은 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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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쉽고 단속 외엔 적발 어려워
평범한 30대 회사원 동업했다 쇠고랑
평범한 회사원이던 30대 A씨와 B씨는 지난해 4월 ‘성인PC방’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경기 김포시에 성인PC방을 열고, 이곳을 사설 도박장처럼 운영했다. 업장에 비치한 컴퓨터는 5대에 그쳤지만 한 달 만에 수백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들은 손님에게 특정 아이디를 주고 바카라와 슬롯 게임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도박사이트에 접속하게 했다. 해외에 IP를 둔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해외 카지노 업장 모습이 나타나고, 딜러가 실시간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A씨와 B씨는 베팅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 명목으로 취득했다. 두 사람이 운영해온 PC방 이용자들이 불법 도박사이트에 낸 판돈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은 지난해 11월 A씨와 B씨를 도박장소개설, 사행행위등규제및처벌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울산경찰청도 지난 6일 50대 C씨 등 10명을 구속했다. C씨 등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필리핀 등에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국내 성인PC방 업주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 오간 판돈만 410억원에 달했다.
성인PC방에서 불법 도박 게임을 운영해 수익을 올리다 적발되는 사례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입건된 건수는 2021년 2659건, 2022년 2765건, 지난해 2832건으로 증가 추세다. 구청으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은 모든 성인PC방이 불법 행위를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도박성 게임을 제공하거나 도박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사례가 빈번한 셈이다.
성인PC방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게임은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등급 분류가 완료된 것이어야 한다. 현재 ‘황금섬’ ‘바다의 교향시’ ‘불새’ ‘킹덤’ 등은 등급 분류를 받은 합법 게임이다. 반면 바카라 같은 등급 분류가 되지 않은 도박성 게임이나 도박사이트 접속은 불법이다. 이런 게임들은 베팅 금액이 상대적으로 더 많아 중독 위험이 크다. 포인트나 베팅금을 현금으로 환전해주는 것 또한 불법이다.
하지만 대부분 업주는 수익률이 더 높은 불법 도박을 암암리에 운영한다. 10년째 서울과 경기도에 업장 5곳을 운영 중인 D씨는 업장 내에서 현금 환전이 이뤄지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바둑이’처럼 등급 분류가 완료된 게임에 도박적 성격을 넣어 게임을 변경하는 꼼수도 빈번하다고 한다. D씨는 “1000만원만 있으면 성인PC방을 열 수 있고, 불법 행위를 통해 한 달에 대기업 월급 이상은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인PC방 개업 허가를 받는 것도 어렵지 않다. 각 구청은 게임산업법상 분류에 따라 업소 등록을 진행하는데 성인PC방은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에 해당한다. 업주가 임대차계약서 사본, 등록신청서, 성범죄기록 조회서 등 필요 서류를 제출하면 영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업장 내 불법 행위를 막는 방법은 경찰과 구청 등의 단속뿐이다.
전문가들은 성인PC방 내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해외에 서버를 두면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형태는 보이스피싱 범죄와 비슷하다”며 “고의성과 피해 규모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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