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사과만 '수차례'…아시안컵 탁구 논란 가까스로 '마침표'

김명석 2024. 3. 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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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가졌다. 훈련을 시작하며 논란을 빚었던 이강인이 취재진 앞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3.20/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가졌다. 훈련을 시작하며 논란을 빚었던 이강인이 취재진 앞에서 심경을 밝힌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3.20/

한국축구를 뒤흔들었던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사이의 충돌 논란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강인이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한 데 이어 대표팀 선수단, 그리고 대중 앞에서까지 잇따라 사과하면서다. 그런 이강인을 손흥민과 선수단이 감싸 안으면서 이른바 탁구 논란도 끝을 맺게 됐다.

이강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전 대비 공식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 많은 응원을 해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 드리지 못하고 실망하게 해 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저도 이번 기회로 많이 배우는 기간, 많은 반성을 하고 있는 기간인 것 같다. 모든 분들의 쓴소리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좋은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그런 사람이, 그런 선수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축구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전날 환한 미소와 함께 두 손을 흔들며 귀국했던 모습과 달리 이날 이강인은 준비해 온 입장을 밝히기 전과 후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심경을 밝히는 내내 굳은 표정과 함께 두 손을 모은 채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이기도 했다. 이강인은 질문을 따로 받지는 않았고, 준비한 심경만 밝힌 뒤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이른바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듯한 장을 만든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았던 가운데, 어쨌든 이강인이 대중 앞에 고개를 숙이면서 아시안컵 탁구 논란 역시 완전히 마침표를 찍게 됐다. 당사자인 손흥민과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이미 직접 만나 사과했고, 이제는 마지막으로 축구팬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했기 때문이다.

이미 이강인은 수차례 사과를 이어왔다. 지난달 논란이 거세진 직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짤막하게 사과의 뜻을 먼저 밝혔다. 이후 영국으로 향해 손흥민과 직접 만나 사과했고, SNS를 통해 재차 사과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도 이강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강인은 손흥민뿐만 아니라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전화해 아시안컵 당시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선수들 간 탁구 논란은 사실상 그때 매듭이 지어지는 듯 보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가졌다. 훈련을 시작하며 논란을 빚었던 이강인이 취재진 앞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3.20/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3.20/

그러나 이른바 ‘하극상 논란’에 대한 일부 팬심은 여전히 싸늘했다. 대표팀 선배이자 주장과 충돌한 만큼 이강인을 대표팀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나왔다. 황선홍 임시 감독을 향한 일부 여론이 비판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을 그대로 대표팀에 발탁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강인은 다시 한번 사과했다. 지난 19일 귀국 직후 대표팀에 합류한 뒤, 대표팀 선수들과 한 자리에 모인 장소에서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의 표현을 빌리면 이강인이 모든 선수 앞에 서서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바로 다음날엔 취재진을 통해 축구팬 등 대중들에게까지 사과의 뜻을 밝혔다.

손흥민은 그런 이강인은 재차 감싸 안았다. 그는 “(이)강인이의 진심 어린 사과를 선수들도 잘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사과하는 건 분명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런 용기 있는 자세를 강인이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모든 사람들이 실수를 하고, 실수를 통해 많은 걸 배운다고 생각한다.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실수를 통해 단단해지고, 국가대표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계기를 통해 더 멋진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이미 사과만 수차례 했고, 당사자인 손흥민과 선수들도 모두 이강인을 감싸 안았다. 지난 아시안컵 탁구 논란도 그렇게 마침표를 찍게 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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