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배경, 대국민 사과한 이강인…"수치스러운 장면" 비판도
하극상 논란 이후 소셜미디어(SNS)에 두 차례 사과문을 게시한 이강인이 20일 국내 취재진 앞에 서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이강인은 준비해 온 입장을 약 2분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팀 훈련에 합류했다.
소속팀 경기 일정 탓에 전날 오후 소집된 이강인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에 모습을 드러냈다. 동료들이 운동장에서 러닝훈련을 하는 사이 이강인이 취재진 앞에 섰다. 지난달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불거진 하극상 논란이 세상이 알려진 후 처음으로 심경을 밝히는 자리였다.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한 뒤 카메라 앞에 선 이강인은 "이렇게 많이 찾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이렇게 기회를 주신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시안컵 기간 너무 많은 관심 그리고 너무 많은 응원을 해 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하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분의 쓴소리가 앞으로 저한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반성을 하는 기간"이라며 "좋은 축구선수뿐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1분 40초가량 입장을 발표한 이강인은 씩 웃으며 재차 허리 숙여 인사한 뒤 훈련에 합류했다.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이강인이 일부 선수들과 따로 탁구를 치려다가 이를 말리는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고, 사건이 보도된 이후 이강인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강인이 논란 이후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자리인 만큼 이날 그의 진정 어린 사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이강인은 3월 A매치에 자신을 발탁한 황선홍 임시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가장 먼저 표현했을 뿐 논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강인의 대국민 사과 현장을 생중계로 전한 공중파 유튜브 채널에는 "뒤에 훈련하는 동료들 배경으로 홀로 사과하는 모습이 얼마나 수치스러운지 본인은 알까" "구체적인 잘못은 얘기 안 하고 두루뭉술 넘어가네" "죄송하다는 한 마디로 넘어가기엔 네가 망쳐놓은 것이 너무 많다" "인터뷰에서 손흥민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는 없네" 등 비판 의견이 잇따랐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선수 뒤에 숨어서 자리 보전하니까 좋나요?" "정몽규 OUT" "정몽규도 사과하고 사퇴하라" "축협은 왜 사과 안 함?" "끝까지 외친다 정몽규 나가라" 등 축구협회와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의 책임을 묻는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 축구 팬들은 "내일 경기에서 골 넣으면 민심 돌아올 듯" "더 좋은 사람 된다잖아요. 한번 더 지켜봐줍시다" "성적 부진에 대한 인터뷰인 줄" "오늘 나와서 깔끔하게 사과했으면 잘 정리됐을 텐데 본인이 힘든 길 가네" "징계없이 어물쩍 넘어간 게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독이 될 듯" 등 의견을 냈다.
이강인이 포함된 대표팀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다. 이어 22일 태국으로 출국해 26일에는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4차전을 벌인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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