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1st] '대국민 사과' 직접 책임진 이강인, 비난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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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전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며 대표팀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손흥민도 "강인이랑은 영국에서도 따로 만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어제도 선수들과 함께 대화했다. 모든 선수들 앞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라며 선수단 모두 이강인을 용서했다고 말했다.
이강인이 여러 번 잘못을 인정했고, 전국민 앞에서 사과문까지 낭독했다.
이강인의 기량과 잠재능력은 앞으로 대표팀을 책임질 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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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이강인이 전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며 대표팀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다. 26일에는 태국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원정 2차전을 갖는다.
대표팀은 이번 소집을 앞두고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지난 2월 아시안컵 종료 후 대표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는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 이후 황선홍 임시감독이 말한 것처럼 다툼 자체는 축구팀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손흥민의 손가락 탈구 부상과 언론보도로 빠르게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됐다.
사건의 중심에 선 이강인에게 특히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주장이자 선배인 손흥민과 다툼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하극상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강인이 이후 손흥민이 있는 런던까지 직접 찾아가 사과했고, 손흥민도 용서한다는 게시물을 올렸지만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강인 명단 제외와 구체적인 징계를 요구하는 여론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숨지 않고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을 3월 A매치 명단에 포함시키며 "두 선수와 직접 소통했다. 이강인은 축구 팬들과 팀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어 한다"라며 선발 이유를 밝혔다. 직접 팬들과 팀원들 앞에 서서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해고, 황 감독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강인은 입국하자마자 동료들 앞에 섰다. 앞서 한 명씩 연락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얼굴을 맞대고 다시 한 번 진심을 전했다. 손흥민도 "강인이랑은 영국에서도 따로 만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어제도 선수들과 함께 대화했다. 모든 선수들 앞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라며 선수단 모두 이강인을 용서했다고 말했다.
20일 훈련 전에는 대국민 사과 인터뷰를 했다. "우선 기회를 주신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운을 뗀 이강인은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 주시고, 응원해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번 기회로 많이 배웠고, 모든 분들의 쓴소리가 큰 도움이 됐고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좋은 축구선수뿐 아니라 좋은 사람, 팀에 도움이 되는 모범적인 선수가 될 테니 앞으로도 한국 축구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한 뒤 카메라 앞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이제 이강인에 대한 분노를 멈출 때다. 사실 멈출 때가 이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이강인이 여러 번 잘못을 인정했고, 전국민 앞에서 사과문까지 낭독했다. 이강인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확인된 사실은 이강인과 손흥민이 다퉜다는 것뿐이고, 손흥민 손가락 부상의 경위에 대해서는 말이 엇갈린다. 그밖에 알려진 내용은 대부분 부풀려진 음모론이다. 어린 선수가 달라지겠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반성한 만큼 대중이 할 수 있는 응답은 이를 받아주는 것이다. 또한 당사자들끼리 모두 풀었는데 제삼자가 계속 돌을 던질 자격은 없다.
이번 일로 이강인은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다. 손흥민의 말처럼 "사과하는 용기"를 보여주면서 스스로 논란을 이겨냈다. 슈퍼스타는 단지 축구만 잘해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강인의 기량과 잠재능력은 앞으로 대표팀을 책임질 만한 수준이다. 이번 일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으려면 본인과 대표팀뿐 아니라 대중의 호응이 필요하다.
사진= 서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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