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 후보 2배 이상 늘 듯…경북·전남에 의대 신설도 검토
20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배분안에 따라 지역의사 후보도 현재보다 최소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은 지역의대에 입학하면 졸업 후에도 계속 지역에서 의사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배분안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이 361명, 지방이 1639명 는다. 이렇게 되면 비수도권 지역 의대는 정원이 2023명에서 3662명으로 증가한다. 현재 지역선발 의무는 대구ㆍ경북, 부산ㆍ울산ㆍ경남, 충청, 호남권역이 40%, 강원과 제주 권역 20% 이상이다. 지난해 지역의대 정원 2023명 중 지역인재 입학생 숫자는 절반이 조금 넘는(52%) 1068명이다.
정부는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이날 브리핑에서도 재차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지역의대 정원 3662명 중 최소 2200명이 지역 출신으로 채워진다. 올해 지역선발 인원(1068명)의 2배가 넘는 숫자다. 현재 기준대로 권역에 따라 20,40% 이상을 적용하더라도 1952명이다.
정부는 60% 이상 선발을 강제하진 않을 방침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지역인재 선발 비중을 올려 지역 교육 생태계를 살리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규제·지시를 통해서 하향식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상향식의 추진 방식을 통해서 대학과 협의하면서 60%를 추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도 일부 대학은 80~90%를 지역 인재로 뽑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를 최대한 유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3학년도 지역 출신 학생이 해당 지역의대에 입학한 비율을 보면 부산대(81.6%)나 동아대(80.4%), 전남대(77.2%), 조선대(64.1%), 경상국립대(63.3%)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 대학이 현재의 비율을 늘어난 정원에도 그대로 유지한다면 지역인재 선발 규모는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숙제는 있다. 지역인재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모두 지역에 남는 것은 아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23년 지방 의대 졸업생 1만9408명 중 절반가량인 9067명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수련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역 수련 및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대책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현재 1200여명인 9개 거점국립대 의대 교수는 2027년까지 2200명 수준으로 대폭 늘리고, 취약지에는 더 높은 수가를 적용해주는 '지역수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필수의료 인력·인프라 확충과 역량 강화 지원에 사용할 '지역의료발전기금' 신설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학, 지자체, 의대생 등 3자가 계약해 의대생이 장학금과 수련비용 지원, 교수 채용 할당, 거주 지원 등의 혜택을 받고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는 '지역의료리더 육성 제도'도 추진 중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경북과 전남 지역에 의대 신설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000명 증원은 기존 의대에 대한 배정이고, (의대 신설을 요구하는) 전남·경북도 차원에서 의견을 정리해서 건의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 의대가 신설되면 증원 규모는 2000명을 넘게 된다.
장주영ㆍ문상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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