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재무제표 감사의견 거절…"재감사로 상폐 사유 해소"

삼정회계법인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20일 전자 공시했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의견 거절 사유는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주요 감사 절차의 제약'이다. 삼정회계법인은 "회사가 제시한 재무제표 계정과목에 대해 충분·적합한 감사 증거를 입수하지 못했고,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지 여부도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의 투자·대여 자금 중 손상 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 중 부채 전환금액 등이 앞으로 PF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재무제표를 확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워크아웃 절차에 따른 기업개선계획이 수립되기 전이어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도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 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한국거래소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이 유지될 수도 있지만,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주식 매매는 정지된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 측은 "주주총회에 앞서 회사 자체적으로 결산했지만, 워크아웃 진행 중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의견 거절이 나왔다"며 "절차에 따라 조속히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겠다"고 전했다.

상장폐지 사유 통보를 받은 기업은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심의를 통해 최장 1년간 개선기간이 부여된다. 이 기간에 해당 기업은 의견 거절이 표명된 재무제표를 재감사받게 된다. 이때 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는 해소된다.

태영건설은 또 다른 상장폐지 사유인 자본잠식도 해소해야 한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 13일 공동관리 절차 개시에 따른 PF 사업장 예상 손실 반영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태영건설은 향후 채권단 협의를 거쳐 기업개선계획이 수립되면, 채권단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잠식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삼정회계법인과 협의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 계획을 수립했다"며 "조속히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거래소에 충분히 소명해 개선 기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