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룸살롱·청소용역비 등 KG모빌리티 업무상 횡령 전방위 수사
경찰이 KG모빌리티(구 쌍용차) 정용원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용역 업체들에 장기 용역 계약을 해주겠다는 명분으로 수년간 수억 원을 빼돌리고, 회삿돈을 룸살롱 등에서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청 반부패수사대는 해당 혐의 등에 대해 전날 오전 9시쯤부터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KG모빌리티 본사와 임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2018년 쌍용차 시절 정 대표(당시 기획관리본부장)가 총무팀 직원을 통해 법인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룸살롱 비용(약 300만원)을 다른 현금 세탁업체를 통해 입금하고, 거짓 세금 명세서를 발행한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약 5개월 전 관련 첩보를 입수, 해당 자료와 진술 등을 확보하고 계좌추적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룸살롱 횡령 의혹으로 입건된 전 총무팀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총무팀 상사가 정 대표를 언급하며 입금하라고 지시해 했던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정 대표 등의 다른 횡령 혐의를 다수 포착해 함께 조사하고 있다. 당시 총무팀 임원 A씨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청소업체에 장기 용역을 주는 대가로 매달 수천만원 씩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 업무상 횡령 유형을 확인하고 있는데, 아직 수사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쌍용차 시절 체결된 다른 용역 계약들에 정 대표 등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사건 발생 시기와 액수·방법에 따라 업무상 횡령뿐만 아니라 업무상 배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까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추가 자료 등을 통해 금액 등을 확인하며 혐의는 달라질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룸살롱이 아니라 ‘노래홀’로 알고 있다. 실제 결제 비용도 170만원으로 사회적 통념상 큰 비용이 아니다”라며 “그곳에 정 대표가 실제로 갔는지는 알 수 없고, 이는 경찰 조사 결과 밝혀질 것”고 반박했다.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정 대표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엄기민 KG모빌리티 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까지 제기된 사안은 쌍용차가 인도 마힌드라 그룹 시절인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퇴임 임원을 비롯해 일부 임직원의 부정의혹에서 시작된 사안”이라며 “이번 일로 개개인의 일탈과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철저히 점검하고 자성하는 계기로 여길 것”이라고 밝혔다.
엄 사장은 “지난 19일 평택공장 본사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소식은 전 임직원 여러분에게 큰 충격과 걱정을 안겼을 것”이라며 “회사의 부정적 이미지의 확산뿐만 아니라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피해 역시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직원 여러분께서 당면한 상황이 참담하고 힘들겠지만,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진위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고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다. 내부에서 허위 사실 등을 유포하는 행위는 자제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정세희 기자 jeong.sae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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