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받자"...포항인구 90% 지진 손해배상 소송 참여
경북 포항시민 10명 중 9명이 포항 지진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에 따르면 포항 지진 손해배상 소송 접수 마지막 날인 20일 기준으로 약 45만 명이 참가 접수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포항시 총인구 49만2600여 명의 약 90%에 해당하는 숫자다.
사법 역사상 최대 규모 집단소송
범대본은 원고와 피고의 주소지 관할 법원인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소송을 접수한 37만7000여 명과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한 7만2900여 명을 합쳐 이같이 파악했다고 밝혔다. 범대본은 보다 정확한 원고 당사자 숫자를 집계하기 위해 각 법원에 정보공개 요청을 해둔 상태다.
포항 지진 손해배상 소송은 원고인단 규모 면에서 국내 사법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집단소송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소송에 포항 시민들 상당수가 참가하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1심 판결에서 원고 측이 승소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16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민사1부는 지진 피해를 본 포항시민 5만여 명이 국가와 포스코·넥스지오 등 업체 5곳 상대로 낸 지진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원고에게 위자료 1인당 200만∼300만원씩 줘야 한다”고 선고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 5년 1개월 만에 나온 결과다.
“300만원 배상”에 추가접수 폭증
재판부는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포항지진과 2018년 2월 11일 규모 4.6 여진을 모두 겪은 시민에게는 300만원, 두 지진 중 한 번만 겪은 시민에게는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피고 대한민국 정부는 위자료를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 범대본은 1심 청구액인 피해 시민 1인당 1000만원씩을 지급해야 한다며 각각 항소한 상태다.
범대본이 승소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손배소에 추가 접수 신청을 하기 위해 몰려든 포항 시민으로 범대본 사무실 앞에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포항시 읍·면·동 창구에서 하루 평균 500~600건에 불과했던 주민등록초본 발급 건수도 1심 승소 판결 직후 하루 1만여 건으로 폭증하기도 했다.
모성은 범대본 의장은 “포항시민 90%가 촉발지진 피해 위자료 청구 소송에 동참한 이상, 포항 전체가 대동단결해 항소심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간 내에 소송에 동참하지 못한 시민을 구제하는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총선에 임하는 정치인과 향후 지역 정치에 뜻을 품고 있는 잠재 정치인은 물론 포항시와 유관기관까지 찾아 협조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포항시는 ‘정부 일괄배상’ 주장
포항시도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진행해 왔다. 지진 피해 주민이 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법적 권리를 상실하지 않도록 각 읍·면·동별로 관할구역 내 공동주택·마을회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해 홍보하거나 현수막·전화통화연결음·차량 가두방송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송 참여를 안내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12월 11일 브리핑을 통해 “포항지진 위자료 추가 청구 소송은 포항지진특별법에 정해진 내년 3월 20일까지 소송을 진행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가 소멸시효에 상관없이 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되고 일괄배상도 적극 검토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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