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가업승계제도 적극 개선"…독과점·노조 카르텔도 비판(종합)

이기민 2024. 3. 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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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회 상공의날 기념식 특별강연
노동 시장 유연화 정책 추진
이승만·박정희 성과 강조…연이틀 文정부 비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정부는 원활한 가업승계를 통해 장수 기업이 많아지고 이를 통해 고용도 안정되고 경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 특별강연을 통해 "우리 기업인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가업승계 문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업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살펴봐야 한다"며 이같이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 제도는 세계적인 상장 대기업들의 소유와 경영 분리를 일반화, 보편화시킨 것이어서 우리 기업에는 매우 비현실적"이라며 "세율이 매우 높고 요건이 아주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특히 "많은 기업이 1세대를 지나 2세대, 3세대로 넘어가고 있는데 상속세를 신경 쓰느라 혁신은커녕 기업 밸류업이나 근로자 처우 개선에 나설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며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이냐"라고 비판했다.

상속세 최고세율이 우리보다 훨씬 낮은 독일 가업승계 제도를 예로 들며 "그 결과 오늘날 독일은 세계 최대의 히든 챔피언과 백년기업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경제 위해"…尹, '독과점·노조 카르텔 타파' 강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독과점·기득권 노조를 향해서 '카르텔'이라고 지칭하며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정부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독과점 카르텔 타파를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며 "우리 기업들 스스로도 독과점의 지대 추구에 안주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5대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에도 과감한 혁신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은행의 이자 수익은 60조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5대 은행의 이자 수익은 40조 원이 넘는다. 그런데 세계은행 순위에서 50위 이내에 우리나라 은행은 단 한 곳도 없다"며 "결국 독과점 구조에 지대 추구에 안주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강성 노조를 향해서는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이 가장 시급하다며 "지금 우리의 노동 현장은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이념으로 무장한 기득권 노조 카르텔로 인해 노동 현장에 불법이 판을 치고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심화하면서 힘없는 미조직 근로자들은 오히려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법 지키는 노동운동은 확실히 보장하고 불법행위는 노사 불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왔다. 고용세습 등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위법한 단체 협약 과감하게 시정하고, 노조 활동의 투명성과 신뢰성 높이기 위해 노조 회계 공시 제도도 도입했다"며 "그 결과 파업으로 인한 근로 손실일수가 역대 정권의 평균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노사 법치 토대 위에 다른 개혁과제도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근로시간 주 52시간제 틀을 유지해 근로자의 건강권·휴식권을 보장하며 노사가 유연화를 희망하는 업종·직종을 중심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윤 대통령은 설명했다. 또한 연공서열 중심 임금 체계도 직무 성과급 체계로 전환하는 동시에 재택근무 하이브리드 근무같이 다양한 근무 형태 확산하고, 근무 시간도 유연하게 바꾸는 노동 시장 유연화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승만·박정희 성과 강조하며 연이틀 文정부 비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 성과와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업적을 강조하는 한편,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일 전임 정부를 비판한 것은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차별화를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우선 "이승만 대통령이 놓은 레일 위에 박정희 대통령의 기관차가 달렸다는 말처럼 두 대통령의 위대한 결단이 오늘의 번영을 이룬 토대가 됐다"며 "1945년 광복을 맞았을 때 북녘은 공산전체주의를 선택했고, 우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토대로 대한민국을 건국했다"고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의 원전 기반 구축과 박 전 대통령의 장기 원전 계획 수립, 고리원전 1호기 건축 등을 나열한 윤 대통령은 "이를 시작으로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적인 원전 강대국이 됐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패배주의에 빠진 국민을 일으켜 세운 게 가장 큰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두 대통령과 함께 우리가 기억해야 할 위대한 기업인들도 있다"면서 "섬유에서 비료로, 다시 전자에서 반도체로 시대를 앞서간 이병철 회장의 혜안이 오늘의 삼성과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정주영 회장은 1971년 조선소 건설을 계획했을 때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거북선 그림을 보여주며 우리는 500년 전인 1500년대에 이미 이러한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설득해서 차관을 받아냈다"고 강조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윤 대통령은 "원전은 우리 산업과 경제의 토대가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여 원전 생태계를 무너뜨린 결과로 그 피해가 우리 산업과 국민 전체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특히 "재정 만능주의에 빠진 무분별한 포퓰리즘으로 불과 5년 만에 400조원이 늘어 100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며 "정부는 선심을 쓰고 청구서는 미래 세대에게 넘겨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영등포 문래예술공장에서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개최된 21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겨냥해 '포퓰리즘'·'악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5년간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전·월세 급등을 예로 들며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국민의 거주비 부담을 급등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민생을 악화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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