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증원 논란, 이제 대입의 시간으로…‘인재 블랙홀’ 우려
의대 증원 논란이 대입의 시간으로 넘어갔다. 2025학년도 입시에 적용될 대학별 의대 증원 규모가 20일에 발표됐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대입 판도부터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입시업계 “의대 쏠림 강화될 수밖에”…비수도권 기대감 상승
특히 내년 비수도권 의대 정원은 3662명으로 현재 정원(2023명)의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3학년도 고등학교 3학년 기준 수능 수학 1등급을 받은 비수도권 학생이 3346명으로 추정되는데,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이 이보다 더 많다”며 “숫자만 놓고 보면, 비수도권에서는 1등급을 받지 않아도 의대 진학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최상위권 학생을 포함한 우수 인재들이 모두 의대에 도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비수도권 지역은 이미 의대 증원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상태다. 정부는 의대 증원뿐 아니라 권역별 중·고교 출신 학생만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은 비수도권 27개 대학 1068명인데, 내년부터는 지금보다 최소 900여명 늘어난 1950명 이상 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과 대구 등 지역의 주요 학원가는 ‘의대 증원,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내건 설명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종시에 거주하며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김모씨는 “고학년이 되면서 대치동으로 이사하려고 생각했는데, 의대 정원이 늘고 지역인재전형도 확대된다는 말에 세종에서 계속 거주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며 “집 근처에 학원들도 많이 생긴 데다가, 주변 학부모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이공계 인재 이탈” 우려도
“장기적으론 의대 증원이 쏠림 현상 해소할 것”
이공계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의대 진학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자원 배분이 왜곡되고 있고,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런 왜곡을 조정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다만 공급을 늘린다고 자원 왜곡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기에 이공계 강화 정책을 같이 쓰는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연·서지원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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