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시사’ 이재명 발언에 전망 교차…‘지지층 결집’ VS ‘중도층 이탈’

이동환,이택현 2024. 3. 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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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유세 도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강성 지지층 결집을 노린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탄핵 시사 발언까지 내놓는 건 조국혁신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지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민주당 지지층을 똘똘 뭉치게 하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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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유세 도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강성 지지층 결집을 노린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독재정권 조기 종식’을 내건 조국혁신당을 의식해 이 대표의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대표는 19일 강원도 춘천 중앙시장과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우리는 이 나라의 주인이다. 몇 년 전 그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조차도 우리가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느냐”며 “이번 총선은 국민이 주권자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울산 남구 수암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박근혜 정권의 서슬 퍼런 권력조차도 우리가 힘을 합쳐 촛불 하나 들고 끌어 내리지 않았냐”며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 패륜 정권을 심판 못 할 리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20일엔 자신의 지역구(계양을)가 위치한 인천의 미추홀구와 서구, 부평구 일대를 방문했다.

지난 16일 경기 하남·용인·광주, 17일 경기 화성·평택, 18일 서울 마포, 19일 강원 춘천·원주 및 경기 이천·성남·분당 방문에 이어 닷새째 수도권 선거유세에 올인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인천 의원들은 입을 모아 대통령 탄핵이 가능한 의석수인 ‘200석’을 언급했다.

김교흥 의원은 정서진중앙시장에서 “인천 민심이 대한민국의 천심”이라며 “(인천에서) 14석 당선되면 (총선에서) 200석 당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일영 의원도 “200석 이상 차지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이 발언들은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위해 정권심판론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방문한 지역구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의 핵심 구호인 정권심판론을 더 살리기 위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공격적인 발언이 이 대표의 장점”이라며 “정권심판 열망이 큰 지지자들에게는 그런 강한 발언이 먹힌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지지율 상승세인 조국혁신당을 견제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 민주당보다 선명한 대여 투쟁 기조가 꼽힌다.

‘3년은 너무 길다’ ‘정권 조기 종식’ 같은 강경 메시지가 야권 지지층에는 호소력 있게 다가간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탄핵 시사 발언까지 내놓는 건 조국혁신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지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민주당 지지층을 똘똘 뭉치게 하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이날 ‘조국혁신당 명예당원’에 호응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를 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 대표가 직접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는 게 중도층 민심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선거에서는 강성 지지층을 규합하는 것만큼 중도층 외연 확장이 중요하다”며 “이 대표가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피해가면서 탄핵 발언으로 선동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 중도층 민심이 이탈하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환 이택현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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