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마냥 부러운 삼성전자 동학개미…주총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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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467만명의 '동학 개미'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앞세운 경쟁사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을 마냥 부러워했다.
20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선 유독 SK하이닉스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최고경영진을 향한 질타가 어느 때보다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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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467만명의 ‘동학 개미’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앞세운 경쟁사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을 마냥 부러워했다. 20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선 유독 SK하이닉스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최고경영진을 향한 질타가 어느 때보다 강했다. 전년보다 주주 수가 110만명 줄어든 탓인지 좌석 곳곳은 비어 있었다.
“삼성전자가 HBM 사업 경쟁력에서 뒤처진 파장이 크다”는 주주의 압박성 질문에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적자 SK하이닉스 주가는 잘 나가는데 흑자 삼성전자는 왜 7만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느냐. 배당 결실마저 부족하다”는 주주들의 성토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인수·합병(M&A) 관련해 많은 진척이 있다. 조만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진화하기 바빴다. 질의 시간이 주어지면 수십 명이 손을 번쩍 들어 “의장”을 외쳐댔다.
주총의 하이라이트는 삼성전자가 처음 마련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이었다. 1부에서 5개 안건을 처리한 뒤 해산했던 지난해 주총과 달리 이번에는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16명이 총출동해 날카로운 주주 물음에 진지하게 답하는 2라운드가 있었다.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 수준급이었다.
파운드리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러번 나왔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1.3%로, 1위 TSMC(61.2%)와 50% 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경 사장은 “파운드리는 기술 자체가 우수해야 하고 수율도 높아야 하며 고객이 원하는 생산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3가지 준비를 잘해서 뒤처지지 않고 쫓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용 인공지능(AI) 칩 ‘마하1’을 개발 중인 사실도 밝혔다. 경 사장은 실적과 관련해선 1월부터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2~3년 안에 반도체 1위 지위를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은 주주 발언만 20여회 이어지며 전년보다 1시간가량 늦은 정오에야 끝났다.
주총장 외부는 살얼음판이었던 내부와는 딴판이었다.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현악 4중주가 울려 퍼졌다. 삼성전자에게 제조·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기업 12개사가 준비한 ‘상생마켓’에는 주주들의 발걸음이 계속됐고, C랩이 육성한 스타트업에도 제품 체험 인파가 몰렸다. 자립준비청년의 홀로서기를 돕는 ‘희망디딤돌’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부스도 있었다. 삼성전자에 바라는 점을 적는 ‘응원 메시지 존’에는 ‘10만 전자 돌파’를 염원하는 글이 가장 많았다. “HBM 퀄(승인) 가자” “주총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해 소통 바람” 등의 메모도 눈에 띄었다.
수원=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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