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공천 반발 이철규 "한동훈, 이재명과 뭐가 다르냐"

갈등의 중심엔 '윤 대통령 친분' 주기환... "한 위원장 책임하에 공천 진행됐지만 불투명"

[박현광, 남소연 기자]

▲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을 사실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했다고 주장하며 "이재명의 민주당과 무엇이 다르겠느냐"고 저격했다.

이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공천 과정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인 한동훈 위원장 책임하에 진행돼 왔다는 점 부인할 수 없다"라며 "그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의원은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 발표가 있은 직후 공개 반발했다. 호남, 당에 헌신한 당직자 홀대 등이 이유였다. 이후 17번에 추천됐던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이 공천 취소됐지만, 공천 명단이 크게 수정될 기미가 없자 다시 공개 반발에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 명단이 발표되기 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한 위원장에게 연락해 명단 수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함께 갈 수 없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윤재옥 원내대표께 이렇게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밀실에서 (비례대표 공천이) 이뤄지면 이걸 어떻게 함께하겠느냐"라며 "함께할 수 없다는 뜻 전달한 것도 맞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한 위원장과 한 통화에서 "당 사무처 당직자들을 당선권 내 배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좀 배려해 달라는 것과 호남권 인사를 배려해 달라는 두 가지(를 전달했다)"라며 "당 지지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분들이 들어간 문제도 의견을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의 이같은 반발의 핵심엔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 공천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한 위원장에게 주 전 위원장을 당선권에 배치해 달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거부됐다. 검찰수사관 출신인 주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동갑내기인 동시에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 시절 함께 일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 의원은 "(한 위원장에게) 주기환 위원장 말씀드렸다. (당선권 배치) 해달라고 말씀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 의원은 "정치 조직에서 이해관계는 늘 상충될 수 있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견을 조율해 나가는 게 정치 아니겠느냐"라며 "특정인 한 사람이 결정하고, (당이) 따라간다면 정치 조직이라고 볼 수 없다. 이재명의 민주당과 무엇이 다르겠느냐"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동작구 갑 장진영 후보, 동작을 나경원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