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한반도 북극한파 10년간 이어진다"

GIST 국제연구팀 전망
2040년대부터는 북극한파 감소세 예상

기후 온난화 현상 속에서 한반도가 러시아보다도 추워지는 북극한파가 향후 10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다만 이후에는 한파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가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전지구기후모델 다중앙상블 자료(Community Earth System Model Large Ensemble Project; CESM1 LENS)’를 분석한 결과, 2040년에 해당하는 21세기 중반 이후에는 ‘따뜻한 북극-추운 대륙 현상(Warm Arctic Cold Continent)’ 이 현격히 감소하면서 한반도의 겨울철 한파 역시 감소할 것이라고 20일 전망했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월 23일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항 주변 갯벌이 얼어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기 온도가 상승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국지적으로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차가운 북극공기가 밀려 내려와 벌어지는 현상이다. 지난 겨울에도 한반도를 강타한 북극공기로 인해 기온이 급강하하는 현상이 종종 벌어진다. 지난 1월말 서울 기온이 모스크바보다도 추워진 이유다. 미국에서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한파가 급습해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2030년대까지는 북극 지역 찬바람의 남하를 막아주는 북극 소용돌이의 약화에 따른 ‘따뜻한 북극-추운 대륙’ 현상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북극발 한파가 향후 10년 동안은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후에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북극의 추운 공기가 남하하지 못하며 따뜻한 북극-추운 대륙 현상의 빈도가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윤진호 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북극발 한파를 겪는 지역에서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13일(현지시간) '북극 한파'가 몰아친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 시내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번 연구는 GIST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와 홍윤기 박사과정생이 주도했으며, 유타주립대학교 Shih-Yu(Simon) Wang 교수, 서울대학교 손석우 교수, 김상우 교수, 전남대학교 정지훈 교수, 부경대학교 김백민 교수, KAIST 김형준 교수가 참여한 공동연구로,

한국연구재단 해양극지기초원천기술개발사업과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기상학 분야의 국제 저명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자매지 ‘기후와 대기과학(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2024년 3월 11일 온라인으로 게재되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