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실망 줘 죄송하다"...손흥민 "사과도 용기, 똘똘 뭉친 계기"
"실망하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선배들과 물리적 충돌을 벌였던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 심경을 밝히고 사과했다. 이강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전 대비 대표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팬들이) 아시안컵 기간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응원을 해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많은 것을 배웠다. 모든 분의 쓴소리가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많은 반성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1일 같은 장소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26일엔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으로 옮겨 태국과 4차전을 벌인다. 이강인은 또 "앞으로는 좋은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축구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몸싸움을 벌여 많은 축구 팬의 질타를 받았다. 대회 후 이강인은 소셜미디어(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또 손흥민이 머무는 영국 런던으로 직접 찾아가 사과했지만, 차갑게 식은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지는 못했다. 이강인은 인터뷰 내내 두 손을 모은 채로 말했고, 시작과 끝에선 허리 숙여 인사했다.
손흥민은 넓은 가슴으로 후배 이강인을 품었다. 손흥민은 이강인 인터뷰에 앞서 열린 태국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이와는 영국에서 따로 만났고, 어제(19일)도 대표팀 선수들과 강인이가다같이 만나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강인이가 동료들 앞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선수들도 잘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과를 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강인이가 그런 용기를 보여줘서 대표팀이 더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현재 대표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분 논란을 훌훌 털어낸 대표팀은 이제 동남아의 강호 태국을 상대로 '속죄의 연승'에 도전한다. 앞서 싱가포르, 중국을 연이어 꺾은 한국(승점 6)은 2위 태국에 승점 3 앞선 C조 선두다. 조 2위까지 3차 예선에 오른다. 황선홍호가 이번에 태국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면 사실상 다음 단계 진출을 확정 짓게 돼 부담 없이 5, 6차전을 준비할 수 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태국은 101위다. 한국은 태국과 역대 전적에서 30승 7무 8패로 크게 앞선다.
황선홍 감독은 "태국은 좋은 팀이지만, 우리의 마음가짐이 승부에 더 큰 영향을 줄 거라고 본다. 홈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해서 승리를 거두겠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가슴에 태극마크(대표팀 발탁)를 단 한 번도 당연하게 생각한 적 없다. 상대가 동남아 팀이든 세계 챔피언이든 당연히 이기는 경기는 없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에 오로지 팀이 똘똘 뭉칠 방법만 생각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강인과 몸싸움 중 다친 오른쪽 검지와 중지에 대해선 "토트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님께서 '축구 선수는 (주로 발을 쓰기 때문에) 손가락 하나 없어도 된다'고 농담하셨다"면서 "걱정해주시는 만큼 심각하지 않다. 오늘부로더는 손가락 걱정은 안 해주셔도 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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