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증·보훈증을 삼성월렛에서…모바일 신분증 민간 앱에서 첫 발급
국가 유공자인 A씨는 평소 온라인에서 비용을 전액 지불하고 영화 티켓을 예매한 뒤, 극장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차액을 돌려받는다. 국가보훈처에서 발급한 국가유공자증을 소지하면 영화를 5000~8000원에 예매할 수 있는 혜택이 있어서다.
하지만 앞으론 이렇게 두 번 결제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민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모바일 신분증이 담기면서다. 예매 시 모바일 신분증으로 유공자 신분을 확인하고, 할인한 가격으로 결제까지 한꺼번에 끝낼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20일 삼성전자와 함께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삼성월렛(구 삼성페이) 오픈 행사’를 열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1700만여명이 가입한 삼성월렛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는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국가보훈등록증 등 모바일 신분증 2종을 발급받을 수 있다.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시범 서비스
모바일 신분증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신분증이다. 개인 스마트폰서 발급하지만, 도로교통법·국가유공자법 등 근거 법령에 따라 법정 신분증으로 인정받는다. 공공기관·금융기관·공항 등은 물론 선거철 본인 신분을 증명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렌터카·식당·편의점 등 민간 기업에서도 실물 신분증을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지문·안면인식 등 생체 인증 기술을 적용하는 데다, 도난·분실 시 신고하면 자동으로 효력을 정지하기 때문에 도용을 완전히 방지할 수 있어 플라스틱 신분증보다 안전하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삼성월렛을 통해 발급한 모바일 신분증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내장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세트의 보안 저장 공간(트러스트 존)에 보관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며 “모바일 신분증 데이터를 발급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외부 침입이나 악성 프로그램 등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주민등록증·재외국민증으로 확대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시범서비스는 지난해 4월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계획’의 핵심과제다. 정부는 국민이 자주 사용하는 민간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모바일 신분증을 사용할 수 있도록 민간 개방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와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12월 하드웨어 공통기반을 구축했다. 삼성월렛 모바일 신분증 시범서비스는 첫 번째 사례다.
정부는 2021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공무원증을 처음 발했다. 2022년엔 운전면허증을 모바일로 제공했다. 이어 2023년엔 국가보훈등록증 등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확대했고, 지난 2월 말 기준 222만여건을 발급했다. 향후 전 국민 대상 주민등록증과 재외국민증,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의 외국인등록증 등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삼성월렛 오픈 행사에선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이 삼성월렛 모바일 신분증을 이용해 식당에서 연령을 확인하거나, 해외송금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앞으로도 행안부와 적극적으로 협업해 주민등록증 등 삼성월렛에서 발급할 수 있는 신분증 종류를 확대하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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