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공천’에 대구 민심 동요…도태우엔 후원금 쏟아졌다
지난 19일 낮 12시쯤 대구 중구 반월당 일대 식당가. 점심을 먹으러 온 직장인들은 오는 4월 총선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50대 지모씨는 “아무리 대구가 ‘공천이 곧 당선’이라지만, 국민의힘이 국민추천제라는 이름으로 낙하산 공천을 했다”며 “아무런 설명없이 정치 신인을 끼워 넣은 건 대구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씨도 “국민추천제로 뽑힌 후보는 대구 출생이기만 하고 활동은 여기서 안 해 지역 현안도 잘 모를 것 같다”고 했다.
지역 기반 없는 셋…북구엔 현수막 300장
북구갑에는 국민추천제 결과에 반발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300여장이나 걸렸다. 현수막에는 ‘국민의 힘 빼는 낙하산. 주민은 호구가 아니다’ ‘무늬만 국민추천 실상은 밀실 공천 북구민 우롱하나’ ‘낙하산이 낙하산을 데려왔네, 우리가 바보냐’ 등 글이 쓰여 있었다. 경북대를 졸업한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우재준이 도대체 누구냐”며 “대구를 위해 어떤 일을 했다고 국회의원을 시켜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지난 18일 논평을 통해 “국민추천제는 낙하산을 위한 쇼였다”며 “세 후보는 대구 출생이지만 대구에서 정치 활동을 하지 않는 ‘넌 누구’,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후보”라고 비판했다.
시장 상인들 “믿어 줄 테니 잘해봐라”
반면 “국민의힘 선택을 믿는다”는 주민도 있었다. 같은 날 오후 중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70대 상인은 “국민의힘에서 알아서 잘 골라 공천을 하지 않았겠냐. 지역에서 정치를 오래 한 사람만 잘하라는 법은 없다”고 했다. 생활용품을 파는 50대 상인도 “대구를 믿고 꽂아줬으니, 우리는 뽑아주면 된다. 그럼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옆에서 듣던 40대 상인은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 바꿔보려고 했지만, 결국 국민의힘에 공천되면 당선되더라. 이젠 그러려니 한다”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냈다.
대구·경북 무소속 출마 돌풍 불까
이에 대구·경북에서 무소속 출마가 잇따를지 관심이다. 다만 최근 두 차례 총선에서 국민의 힘 성향의 무소속 당선자는 홍준표·유승민·주호영 세 사람밖에 없다.
대구 인접 지역인 경북 경산시는 ‘경산 발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 공천한 조지연(37) 예비후보는 젊은 여성 정치 신인이다. 지역에서는 최 전 부총리가 인지도 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구 동구·군위갑 현역의원이자, 무소속 출마설이 돌았던 류성걸 의원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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