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례대표 ‘尹·韓 갈등’ 핵심은 ‘광주’ 주기환…여권 “尹, 韓에 배신감”

이종선,구자창 2024. 3. 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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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4·10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의 핵심은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의 당선권 배치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주 전 위원장이 비례대표 당선권 밖 순번(24번)을 받은 공천 결과를 보고받은 뒤 한 위원장에 대해 배신감을 토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 전 위원장은 비례대표 24번을 받은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로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했다.

주 전 위원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이다. 다만, 이 같은 경력과 별개로 윤 대통령은 주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불모지인 광주에서 헌신했던 점을 높게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검찰 시절부터 20년 넘게 가깝게 지낸 사이로 알려져 있다. 주 전 위원장은 1960년 생으로, 나이도 윤 대통령과 같다.

주 전 위원장은 광주 출신으로 윤 대통령이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광주지검 특수부에서 근무한 시절과 2011년 주 전 위원장이 대검 중수부 파견 생활을 할 때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공작 수사 여파로 대구고검에 좌천됐을 때에도 단둘이 만나 술잔을 기울인 사이로 알려져 있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당시 윤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는 것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평가다.

주 전 위원장은 또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로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주 전 위원장은 강기정 현 광주시장에게 패했으나 국민의힘 후보로는 이례적으로 15.9%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도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주 전 위원장은 광주시당위원장을 하면서 당원을 2만명 가까이 (늘려) 당세를 확장했다. (대통령과의) 사적 인연이 공적 인연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에게 주 전 위원장을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이 발표된 직후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을 포함해 가까운 인사들에게 “내가 비례대표 공천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국민의힘을 위해 호남에서 고생한 사람들은 좀 더 배려했어야 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호남 홀대론’이 불거지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비례대표 3번 최수진 후보(한국공학대 특임교수)나 5번 강선영 후보(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 8번 인요한 후보(전 혁신위원장), 11번 한지아 후보(비대위원)가 호남 몫으로 추천됐다고 뒤늦게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조배숙 전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그걸로 호남을 배려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며 “호남에서 정치 생활하고 공직 출마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비례대표 호남 안배’의 근거 규정인 국민의힘 당규 15조에는 ‘비례대표 공관위가 지역 대표성, 공직선거 출마경력, 당원모집 성과, 당 기여도 등을 평가해 추천인을 결정한다’고 돼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국민의미래가 21일부터 시작되는 4·10 총선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호남 지역 출마자는 “당에서 (호남 출신 인사의 비례대표 당선권에) 두 명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는 들었다”며 “당의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 위원장과 친윤(친윤석열)계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한 위원장과 가까운 김경율 비대위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철규 의원의 페이스북 내용은 번역하자면 ‘왜 내가 심으려는 사람이 비례대표 명단에 없냐’로 요약된다”고 이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 비대위원은 또 “한 위원장에게 ‘당신이 인재영입위원장이고 비대위원장인데 추천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건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며 “한 위원장은 ‘내가 (비례대표 추천에) 개입 안 할 테니, 다른 사람들도 개입하지 말라는 의미였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19일 비례대표 공천이 논란을 빚자 “지역구 254개와 비례대표 (후보) 명단 중 단 한 명도 제가 추천하거나 제 친분으로 들어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사천(私薦)’ 논란을 반박했다.

이종선 구자창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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