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쏙 빼지만 조금 고루하네…‘당잠사’ [쿡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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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과 함께 시작하는 아침.
준석(이무생)은 덕희(추자현)의 불안정한 상태에 익숙하다.
과거 교통사고 이후 기억을 일부 잃은 덕희는 자신이 무엇을 잊고 있는지 골몰한다.
혼란스러워하던 덕희를 무너뜨린 건 청천벽력 같은 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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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과 함께 시작하는 아침. 준석(이무생)은 덕희(추자현)의 불안정한 상태에 익숙하다. 과거 교통사고 이후 기억을 일부 잃은 덕희는 자신이 무엇을 잊고 있는지 골몰한다. 그러던 차에 남편의 행적이 영 수상하다. 밤에 몰래 집을 비우더니 뭔가 숨기는 듯한 기색을 자꾸만 보인다. 혼란스러워하던 덕희를 무너뜨린 건 청천벽력 같은 비보. 남편과 덕희에겐 무슨 일이 있던 걸까.
20일 개봉한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감독 장윤현)는 마지막 한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미스터리 멜로극을 표방하는 만큼 아리송한 분위기가 극 전반을 지배한다. 긴장감을 끌고 가는 힘은 부족하지만 뒷심은 좋다. 고루한 전반부를 견디고 나면 후반부부터 분위기가 반전된다.
준석은 비밀이 많다. 분명 순애보를 간직한 듯한데 어딘지 모를 의뭉스러운 행보를 이어간다. 덕희는 희뿌연 안갯속에 갇힌 듯하다. 기억을 잃은 데다 유일한 버팀목이던 남편에게도 의구심이 생겨서다. 남편이 남긴 카드 명세서와 속도위반 명세서 등은 덕희의 의심에 기름을 붓는다. 모든 비밀이 드러날 때 극은 비로소 힘을 얻는다. 감정을 쏟아내며 열연하는 추자현과 이무생의 연기가 일품이다. 감정의 강도를 적절히 오간 두 배우가 ‘당신이 잠든 사이’의 가장 큰 무기다.
극은 전반적으로 예스럽다. 극을 구성하는 일부 요소는 반전만을 위해 설계된 듯한 인상을 준다. 때문에 이야기 흐름이 다소 엉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문어체 대사들이 나올 때면 멋들어진 표현에만 집중한 느낌을 받는다. 명언 모음집처럼 들리는 대목도 있다. 과거와 현재가 어지러이 교차되다 보니 몰입감 역시 저해된다.
이 모든 감상이 달라지는 건 후반부다. 극 말미 모든 비밀이 밝혀지는 대목부터 눈물이 쏟아진다. 마지막이 모든 걸 만회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극장을 나설 때 실망만은 남기지 않게 한다. 수채화 같은 풋풋한 사랑 이야기로 포문을 여는 전반부와 눈물샘을 자극하는 후반부가 영화를 잘 여닫는다. 중반부는 관객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평가은 관객 몫이다. 2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등급. 상영시간 100분.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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