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딸기 먹을 수 없던 딸기농가 아들이 만든 특별한 조례
[완주신문 유범수]
▲ 삼례읍 한 딸기농가에 방문한 유의식 군의원 |
ⓒ 완주신문 |
전북 완주군의회 유의식 의원은 관내 농장에 방문했을때 주인이 맛보라고 내주는 과일이나 채소 등을 잘 먹지 못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딸기 농사를 지었지만 상품 가치가 높은 딸기는 내다 팔아야 했기에 정작 가족들은 썩거나 뭉개진 딸기만 먹었다. 이에 예쁘고 상태 좋은 딸기를 보면 농장주의 속사정과 부모님이 떠올라 차마 손이 가지 않는다.
남들에게는 예쁘고 달콤하기만 한 딸기가 그에게는 삶의 애환이 담겨있다.
또한 딸기농가의 고된 일상과 힘겨운 삶의 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최근 성료된 딸기축제에 대한 감정도 남다르다.
"지난 8일부터 3일동안 5만 명이 삼례딸기축제를 찾았다. 삼례농협 이사 시절 '농협에서 이 행사를 주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관철돼 현재에 이르게 됐기에 감회가 새롭다."
1996년 처음 개최된 딸기축제는 30여 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삼례농업경연인연합회 주축으로 시작됐다가 2015년부터 삼례농협이 주관하고 있다. 축제 장소도 삼례IC 주변 특설무대, 공설운동장, 삼례문화예술촌 등을 옮겨 다녔다.
"완주 딸기 제2의 시대 개막을 목표로 삼은 만큼, 딸기축제의 위상도 재정립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보고 '딸기축제조례'를 제정하게 됐다. 이제는 목표가 달라져야 한다. 삼례라는 읍 단위 축제를 넘어서서 완주의 대표 축제, 전북자치도의 대표 축제로서 소비자와 소통하고 마케팅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유의식 의원은 축제가 딸기 수확 체험과 판매 창구를 넘어서 관광과 문화, 기술과 비즈니스 간 교류와 소통의 장이 돼야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지난 8일 삼례딸기축제에서 딸기 모자를 쓰고 자원봉사 중인 유의식 군의원 |
ⓒ 완주신문 |
"삼례 딸기 명품 도약 위한 청사진 그려야 할 때"
아울러 유 의원은 축제에 앞서 딸기 산업 활성화 조례를 발의하기도 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완주군 딸기는 연간 생산액 555억 원으로 완주군 채소 1위 작목이며, 재배 농업인이 488명에 이르는 명실공히 완주군 대표 산업의 하나다.
"현장에 가면 딸기 산업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실감한다. 고질적인 인력난,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고설재배(하이베드재배, 작업자 허리 높이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방법) 비율이 15%가량 되고 청년 농가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장관이 계절근로자 운영 관련으로 방문했던 딸기 재배 스마트팜도 완주군 청년 농가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삼례 딸기를 대한민국 명품 딸기로 도약할 청사진을 그려야 할 때라고 판단해 '딸기 산업 활성화 패키지 조례'를 준비했다."
특히 그는 딸기 육묘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의 혜안으로 전국 지자체 최초 딸기원묘를 생산·보급하는 체계를 갖췄으나, 이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거점농가가 생산하는 원묘에 대한 '품질인증제' 도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그간 타 지자체가 딸기 원묘 육성책 마련에 나서지 못했던 것도 품질인증 기준 수립에 대한 부담과 어려움 때문이었다."
이에 유의식 의원은 '완주군 농업기술센터 딸기원묘 생산 및 보급 관리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다.
▲ 완주군의회 유의식 의원 |
ⓒ 완주신문 |
재선인 유의식 의원은 완주군 전체를 보고 완주군 발전에 초점을 맞춰 의정활동을 펼치려 노력 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을 해야 할지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한 지역만 보고 정책을 제안하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려 한다. 지역이 아닌 정책에 초점을 맞춘 의정활동으로 다양한 계층과 대화하고 필요한 부분을 정책적으로 검토해 조례나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어린 시절 고단했던 삶의 경험이 밑거름이 됐고 이제는 완주군 딸기 산업에 꽃을 피우게 한 유의식 의원. 그의 향후 의정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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