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3년 내 반도체 세계 1위 탈환…AI 혁신·신사업 발굴 속도"(종합)

문채석 2024. 3. 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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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경계현·사업부장 등
경영진 '총출동' 주주와 대화
"HBM 시장 주도권 확보"

삼성전자가 2~3년 안에 세계 반도체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20일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메모리는 12㎚(1㎚=10억분의 1m)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활용한 128GB(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고대역폭메모리(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 사장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달러(약 843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DS 부문 매출도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주력 제품인 D램, 낸드플래시 선단 공정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그는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 및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는 2㎚ 공정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경 사장은 "업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 공정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 GAA 2나노 선단 공정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2㎚ 공정은 내년에 삼성전자, TSMC, 인텔 모두 실현하겠다고 선언한 선단 공정이다.

연구개발(R&D)에서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고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울 계획"이라고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 가전 인공지능(AI)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폴더블, 액세서리, 확장현실(XR) 등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해 고객에게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가 펼쳐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했다.

기존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AI, 고객 경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의 혁신을 이어가고, 다양한 신제품과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지난해 기준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주주 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번 주총에서는 한 부회장이 DX 부문, 경 사장이 DS 부문 경영현황 및 올해 사업전략을 주주들에게 공유했다. 한 부회장, 경 사장뿐 아니라 박학규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송재혁 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사업부장 사장급 경영진 13명이 모여 '주주와의 대화'를 별도로 진행했다. 주요 경영진이 모여 주주와의 대화를 별도로 진행하며 사업 전략 등에 관한 주주 질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주총장에 사회공헌 및 상생 활동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 부스를 구성해 주주 관심을 받았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통해 제조 및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기업 12개사 제품 전시 및 판매를 위한 '상생마켓'이 들어섰다. 산업용 보호구, 비누, 저자극 두피진정 샴푸 업체 등이 부스를 차렸다. 청년들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지원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자립준비청년들 홀로서기를 돕는 '희망디딤돌' 등 삼성전자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주총 시작 전인 아침 8시께부터 주주 30여명이 센터 3층 중앙 로비와 상생마켓, 전시공간 등을 돌아보며 제품을 체험했다. 한 주주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일부러 1시간 일찍 왔다"며 "여러 기업 주총장을 가봤지만 딱딱한 분위기였는데 이날 삼성전자 주총은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 600여명이 주총장을 찾았다. 또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6개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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