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49분 '황상무 사의 수용' 기습 공지... "급하긴 급했나"

박소희 2024. 3. 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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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기자에게 '회칼 테러'를 운운했던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

대통령실은 20일 오전 6시 49분 취재기자들의 단체 대화방에 "윤석열 대통령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는 딱 한 문장을 공지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사의 수용 소식이 알려진 뒤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이 급하기는 급했나 보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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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회칼 테러' 사태 6일 만에... "여전히 잘못 인정 안 해", "대통령 사과해야"

[박소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2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에게 '회칼 테러'를 운운했던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 하지만 이른 오전 '기습 공지'에 명확한 입장 표명조차 없는 모습을 두고 "급하긴 급했나", "이게 최선인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20일 오전 6시 49분 취재기자들의 단체 대화방에 "윤석열 대통령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는 딱 한 문장을 공지했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으라"며 1988년 정보사 군인들이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 오홍근 기자에게 회칼을 휘둘러 중상을 입힌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실이 보도된 후 '언론을 협박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16일 사과했지만 그 또한 출입기자들에게 단체메시지를 보내는 데에 그쳤다. 

"황 전 수석도 얼마 있다가 어느 나라 대사로 가는 거 아닌가"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사의 수용 소식이 알려진 뒤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이 급하기는 급했나 보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사흘 전만 해도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황 전 수석을) 감싼 바 있다"며 "국민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여당인 국민의힘마저 공개 비판에 나서자 사의를 수용한 것"이라고 짚었다.

김 대변인은 "하지만 형식이 문제"라며 "사의 수용은 '스스로 물러나기를 허락'하는 것이다. 여전히 황 전 수석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간 대통령실은 잘못을 저지른 이들도 논란이 잠잠해지면 중책에 쓰는 돌려막기 인사를 계속해 왔다"며 "황 전 수석이 얼마 있다가 혹시라도 어느 나라 대사로 갈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이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그러면서 스스로 물러났으니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김수영 녹색정의당 선임대변인 역시 "최대한의 비호와 최대한의 기다림 끝에 도둑사의로 면피에 나선 것"이라며 "정녕 이게 최선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의 경악스러운 언론 협박 사건에 녹색정의당은 '파면'으로 대통령의 의지를 보이고 언론관과 기강을 바로 세울 것을 요구했다"며 "끝내 사과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관은 바로 '회칼테러 협박' 그 자체일 뿐이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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