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선교사 '간첩' 혐의 체포한 러시아 "한·러 관계 영향 없길"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한국인 선교사 사건과 관련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한러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루덴코 차관은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을 통해 “이 문제는 한국과 논의됐고 우리는 이 상황을 알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의 양자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물론 이 사건은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駐)러 한국 대사관의 요청에 따라, 백씨에 대한 영사 접근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도 밝혔다. 같은 날 이도훈 주러 대사는 루덴코 차관과 만나 한국 국민 신변 안전과 권익 보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날 루덴코 차관의 발언은 지난 13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에 비해 한층 수위가 누그러졌다. 당시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로 규정될 수 있다”면서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첩 혐의로 구금된 한국인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선교사 활동을 하던 백모(53)씨다. 그는 지난 1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체포됐다.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첫 사례다. 타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백씨가 외국 정보기관에 기밀 정보를 넘겼으며, 해당 사건 자료는 ‘일급비밀’로 분류돼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백씨는 추가 조사를 위해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법원은 지난 11일 백씨의 구금 기간을 6월 15일까지로 3개월 연장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대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87.28%)로 5선에 성공한 것에 “러시아의 최근 선거에 대한 언급은 삼가고자 한다”면서 구체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서방 정부가 러시아 대선에 대해 “불공정 선거”라며 맹비난하는 것과 대조적 행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백씨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의도란 관측도 나온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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