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비명횡사' 마침표…이재명, 결과까지 직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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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낙천했다.
공천 파동의 마지막 뇌관으로 여겨지던 박 의원이 끝내 경선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끝까지 '비명횡사'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1등 후보에 문제가 생겼을 때 2등한테 준 사례도 있고 해서, '그냥 박용진 의원에게 주면 안 되냐'고 했더니 이재명 대표도 그런 입장을 표현했다"며 "그런데 최고위원들이 '일단 지난 경선은 제척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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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감산' 페널티…상대는 '女 신인' 가점
이재명, '비공개 원칙' 개표 결과까지 공개
비명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낙천했다. 공천 파동의 마지막 뇌관으로 여겨지던 박 의원이 끝내 경선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끝까지 '비명횡사'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을 재경선에서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가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박범계 선관위원장은 전날 "투표율은 53.18%, 전국 권리당원 투표율은 26.31%로 나타났다"며 "1등은 조수진 후보자"라고 밝혔다.
박 의원의 경선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유치원 3법' 등을 주도하며 의정활동에서 여러 성과를 남겼지만, 논란의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에 이름을 올렸다. 대권과 당권을 놓고 이재명 대표와 맞붙었던 그는 당 내부 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으면서, '이재명 지도부'와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공천을 앞두고 대표적 비명계로 꼽힌 배경이다.
서울 강북구을 경선 과정에선 여러 장애물이 설치됐다. 앞서 치러진 경선에서 상대 정봉주 전 의원을 앞질렀지만, 하위 평가에 따른 '30% 감산' 페널티로 밀려났다. 이후 정 전 의원의 '목발 경품' 등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면서 재경선을 치렀다. 박 의원은 기존 페널티를 안고 가면서, 상대로 나선 조수진 이사는 여성 신인이라는 조건으로 '25% 가점'을 받았다.
최대 55%의 페널티와 더불어 경선 규칙도 전에 없던 방식으로 설정됐다.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구을 권리당원 30% 등 1인 2표제 온라인 투표 결과를 합산하도록 한 것이다. 앞선 경선이 지역 권리당원 50%, 일반 시민 여론조사 50%로 진행된 것과 차이가 컸다. 지역구 후보를 해당 지역과 무관한 전국 권리당원이 뽑도록 한 것을 두고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전 의원 공천 취소에도 차점자인 박 의원에게 승계하지 않고, 더욱 불리한 구도에서 재경선을 치르도록 한 상황을 두고 '비명횡사'로 공천의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부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에게 화살이 쏠리자 에둘러 감싸기도 했다. 그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1등 후보에 문제가 생겼을 때 2등한테 준 사례도 있고 해서, '그냥 박용진 의원에게 주면 안 되냐'고 했더니 이재명 대표도 그런 입장을 표현했다"며 "그런데 최고위원들이 '일단 지난 경선은 제척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경기 성남시 모란오거리 유세 현장에서 "강북구을 권리당원 투표는 조수진 후보 53.75%·박용진 후보 46.25%, 전국 권리당원은 조수진 76.85%·박용진 23.15%였다고 한다"며 이례적으로 경선 결과를 직접 공개했다. 1차 경선 당시 박 의원이 결과 공개를 요구하자, 당 지도부가 '비공개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던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박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패배가 뻔한 경선, 결론이 정해진 경선인 것을 알고 받아들였기에 새삼 다른 감정은 들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정치사에, 민주당의 앞날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선 마지막날인 전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로 향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1990년 노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에 반대했던 상황에 빗대 "바보의 길, 바보 정치인의 길을 저도 뒤따르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대로 민주당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와의 대립각으로 전국적 인지도가 오른 만큼, 당 안팎에선 다음 서울시장 선거를 노리거나 중량감을 키워 다시 한번 차기 대권 후보로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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