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된 AI 패권경쟁…사우디도 "54조원 투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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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부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약 400억달러(약 53조58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나선다.
기존 AI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회사 설립까지 검토 중이다.
국가 간 '쩐의 전쟁' 구도가 된 AI 패권 경쟁에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등 중동 큰 손들의 참전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NYT는 "사우디가 AI 투자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며 "AI 분야의 세계 최대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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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부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약 400억달러(약 53조58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나선다. 기존 AI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회사 설립까지 검토 중이다. 국가 간 ‘쩐의 전쟁’ 구도가 된 AI 패권 경쟁에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등 중동 큰손들의 참전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사우디, 美 VC와 손잡고 AI 투자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PIF) 대표단은 최근 미국 IT 벤처 투자전문회사인 앤드리슨 호로비츠 등과 만나 이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한 잠재적 파트너십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 측은 차세대 컴퓨팅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칩 제조업체, 광대한 데이터센터 등 AI와 관련한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싶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자체 AI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러한 투자가 2024년 하반기에 본격화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앤드리슨 호로비츠 외 다른 벤처캐피털이 동참할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이다.
NYT는 "사우디가 AI 투자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며 "AI 분야의 세계 최대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석유 부국을 넘어서 경제 다각화, 한층 영향력 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사우디의 야심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9000억달러 상당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부펀드를 통해 이미 이러한 행보를 보여오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AI 국가주의 시대…오일머니 참전 잇따라
챗GPT 열풍 이후 AI 전쟁은 이미 국가 간 ‘쩐의 전쟁’ 구도로 확대된 상태다. 최근에는 AI 경쟁의 핵심인 AI 반도체 확보 등을 위해 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도 자금을 싸 들고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처럼 AI 산업 주도권을 두고 벌어지는 각국의 경쟁을 주목하며 ‘AI 국가주의 시대(the era of AI nationalism)’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특히 이 가운데 최근 주목되는 곳이 바로 막대한 오일머니를 가진 중동 큰손들이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체 반도체칩 개발을 위해 UAE 국영 투자사 MGX에 문을 두드렸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도 1000억달러 규모의 이자나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을 중동 오일머니에서 투자받기로 했다.
여기에는 AI가 국가 경제를 혁신할 게임체인저가 됐다는 각국의 판단이 배경이 됐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확보한 중동 국가들 역시 AI에서 다음 세대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경우 풍부한 자금력 외에도 사생활 침해, 일자리 문제 등 AI가 미칠 여파에 대한 우려 측면에서도 서방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가 주도의 추진력을 확보하기 쉽다는 강점이 있다. 이미 UAE는 지난해 AI기업 AI71을 설립,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후 AI 반도체까지 독자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AI 패권경쟁 선두에 선 미국과 중국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의회에 제출한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예산안에는 AI 분야에 200억달러(약 26조원) 상당이 포함됐다. 중국 역시 올해 AI를 포함한 중앙정부의 과학기술분야 예산을 전년보다 10% 늘린 3708억위안(약 67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AI 경쟁에서 미국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유럽에서도 투자 펀드 조성 등의 행보가 확인된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국책투자은행 CDP가 10억유로(약 1조4000억원)를 출자해 민간투자를 추가 유치하는 방식으로 AI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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