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관리서 사전점검으로” 조달평가위원 관리 전면 개편

조달청이 조달평가위원의 관리방식을 전면 개편한다. 평가위원과 업체 간 유착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 사후관리 방식(수사기관 통보 후 조치 등)을 사전점검 방식으로 바꿔 평가위원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조달청은 평가위원 사전관리 강화를 위해 ‘평가위원 3중 관리 시스템’을 신규 도입·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조달청 평가위원 통합 관리규정 개정 내용. 조달청 제공

3중 관리 시스템은 평가위원-업체 간 유착이 의심되는 이상 징후와 평가위원 개인의 공정·성실·전문성 등을 교차 모니터링하고, 평가위원-업체 간 사전접촉 또는 뇌물수수·공여 등을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으로 운영된다.

우선 조달청은 ‘평가이력관리시스템’을 활용해 평가위원이 특정 업체에 과도 또는 과소하게 점수를 부여하는 등의 의심(유착) 건이 확인되면, 담당 부서의 검토를 거쳐 해당 평가위원이 교섭에서 배제되도록 사전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평가이력관리시스템은 현재 시범운영 중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평가위원 모니터링단’을 통한 평가위원 관리도 이뤄진다. 그간 현장에선 평가 대상자인 업체가 평가위원의 불공정한 평가 또는 불성실한 태도, 비전문적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조달청은 평가위원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현장에서 평가위원을 감독, 업체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평가가 이뤄질 수 있게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모니터링 결과에서 미흡한 점수를 받은 평가위원에게는 교섭 제한과 해촉 등 불이익을 주고, 반대로 우수한 점수를 받은 위원에게는 조달청장, 평가 참여 확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조달청의 설명이다.

평가위원-업체 간 사전접촉과 뇌물수수·공여 등을 신고할 수 있는 ‘평가위원 신고센터’도 신규로 개설한다. 최근 검찰수사로 평가위원-업체 간 청탁·뇌물수수 사실이 드러나 조달평가 과정에 신뢰성이 훼손된 것을 고려해 현장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신고문화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신고를 통해 접수된 의심 건에 대해선 평가 담당 부서의 검토를 진행하고, 구체적 증거와 정황이 있다고 판단될 때는 평가위원 해촉, 평가점수 감점, 경찰 수사 의뢰 등 후속 조치를 이어간다.

이밖에도 조달청은 평가위원 풀을 현 7000여명에서 연내 1만명까지 늘려 전문성 있는 평가위원 다수를 확보하고, 이들이 책임감 있는 자세로 평가에 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달 중 ‘조달청 평가위원 통합 관리 규정’을 대폭 개정할 계획이다.

임기근 조달청장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로 최적의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공공조달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이를 지키기 위해 조달청은 평가위원 3중 관리 체계를 신속하게 마련해 조달청 평가위원을 빈틈없이 사전관리하고, 궁극적으로 국민·조달기업이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