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새로' 공습에 맞서 '진로골드' 승부수

구은모 2024. 3. 20.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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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소주 신제품 '진로골드' 출시
알코올 도수 15.5%로 시장성 강화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진로골드’를 출시하며 국내시장 점유율 굳히기에 나선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참이슬 후레쉬’의 제조공법과 알코올 도수 변경 등 전면적인 주질 개선에 나선 데 이어 15.5도(%)의 저도수, 제로슈거 신제품을 앞세워 소주시장 패권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1일 신제품 소주 진로골드를 출고하고 전국 유흥채널과 가정 채널에서 360㎖ 병 제품의 판매를 시작한다.

진로골드는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슈거’ 소주로, 쌀 100% 증류 원액을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기존 ‘진로’ 브랜드의 투명한 스카이블루 색상의 병과 ‘진로(眞露)’라는 한자 문구, 두꺼비 로고 등을 사용해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병뚜껑과 라벨에 각각 로즈골드와 에메랄드 같은 포인트 색상을 새로 적용해 새로움을 더했다.

이번에 출시하는 진로골드의 가장 큰 특징은 15.5도로 선보인 알코올 도수다. 기존 주력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16도)와 진로(16도)보다 0.5도 낮아진 것으로 최근 가볍게 마시는 음주 문화와 부드럽고 편안한 음용감에 대한 높아진 선호도를 반영한 결과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진로의 도수를 16도로 낮춘 데 이어 지난달 최대 브랜드인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도 16도로 낮추는 등 제품에 저도주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며 시장성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국내 소주 시장 선두업체인 하이트진로가 연초 참이슬 후레쉬의 전면 리뉴얼을 비롯해 이번 신제품 출시까지 제품의 양적·질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최근 주춤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려 시장 내 지위를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소주 시장에서 60~65% 수준을 이어오던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2022년 9월 출시된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새로’가 시장 연착륙에 성공하면서 다소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해 하이트진로 소주 사업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690억원으로 1년 전(1조4990억원)보다 2.0%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국내 소주 매출액이 별도 기준 1조2254억원으로 전년(1조2484억원) 대비 1.8% 줄면서 판매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직전 해 큰 폭의 상승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조1565억원 수준이던 하이트진로의 소주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며 1조2000억원대로 올라섰고, 2022년에는 1조5000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인 반면 수출액은 602억원으로 1년 전(417억원)보다 44.4% 증가했다. 특히 소주 수출액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299억원)과 비교해 4년 새 101.3% 늘어 같은 기간 내수 시장 성장률(21.1%)을 크게 상회했다. 이 밖에 지난해 과일소주 등 기타제재주 수출액도 792억원으로 전년(752억원) 대비 5.3% 늘었다.

하이트진로도 해외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전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1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산업단지에 8만2083㎡(약 2만4873평) 규모의 소주 공장 부지 확보를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고 밝히며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 건립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또한 전날에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와의 스폰서십 계약을 연장했다. 회사 측은 이번 연장으로 상시 노출 광고판이 추가 설치돼 브랜드 노출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수출 비중이 아직 전체 소주 매출의 약 5% 수준에 불과한 만큼 여전히 국내시장 다지기는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소주 수출액이 10년 만에 1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최근 해외시장에서 소주 판매 볼륨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절대 다수는 국내 판매분”이라며 “연초부터 기존 제품 리뉴얼과 신제품을 통해 최근 다소 흔들리고 있는 국내시장 내 위상을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골드의 초기 인지도 확산을 위해 새로운 ‘골드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4월에는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진로골드 팝업스토어’를 서울과 부산에 운영할 예정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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