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현 “이재명·윤석열 말고 국민 좀 보자” [총선후보 엿보기]

황인성 2024. 3.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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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미래 국민소통본부장, 비례 4번 후보
“내가 알던 민주당 아냐…이재명 장악 후 가짜 민주당”
“누구나 공감·접속할 수 있는 플랫폼 정치 필요”
신정현 새로운미래 국민소통본부장. 사진=박효상 기자

“이재명도, 윤석열도 아닌 국민을 바라보는 게 정치”

오는 22대 총선 새로운미래 비례 4번에 이름을 올린 신정현 국민소통본부장은 특정 정치인을 바라보는 구태의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자기 생존을 위해 국가 또는 당내 권력의 의중을 좇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십 수년간 민주당의 청년 정치를 대표하는 인물로 활약해온 그는 지난해 말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해 현재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며, 선대위에서는 국민 소통본부장을 맡고 있다. 시민들과 거리에서 만나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일명 ‘사람 냄새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그가 민주당과 맺은 인연은 꽤 오래됐다. 20대 초반 시절 청소년들의 정치 참여를 위해 ‘만18세 선거권 낮추기 공동연대 대표로 활동하며 정치권과 인연을 맺었고 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위원, 민주당 전국청년위 부위원장, 당대표 특별보좌역 등 당내에서 여러 직을 수행했다. 지난 10대 지방의회에서는 경기도의원으로 활약했다.

흔히 청년 정치의 시작점이라고 불리는 지난 2012년 당시 청년 서바이벌에서 파이널 라운드까지 갔던 실력자다. 아쉽게 김광진, 장하나 후보에게 우승의 자리를 내주었지만 진정성에 있어서 만큼은 그 누구와 비견할 바가 아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신 본부장은 이번 총선은 국민을 바라보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만을 바라보고 눈치를 살피는 민주당이 되어서는 안 되고, 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려고 하기보다는 힘들어하는 국민의 눈을 보고 더 낮은 자세로 경청해야 한다는 외침이다. 

신정현 새로운미래 국민소통본부장. 사진=박효상 기자

현장에서 시민과 만나 소통할 때 정치인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그의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요약했다.

-민주당에서 탈당해 새로운미래에 합류했다. 고심이 컸을 텐데
▷고민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내가 알던 민주당이 거기에 없었다. 시대 정신을 말하고, 다양함 속에서 논쟁하고 토론하고 반성도 하는 정당이었는데 이재명 대표가 당을 장악하며 달라졌다. 다양한 민생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기보다는 지난 2년 가까이 오직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만 매달렸다. 이재명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가 유능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정당이 됐다. 가짜 민주당이다. 그래서 민주개혁 진영의 진짜 민주당을 재건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제3지대를 만들고자 나섰다. 사실은 너무 후련하고 시원하다. 케케묵은 골방에 있다가 제주도의 바닷길을 걷는 느낌으로 지금 정치는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기성정당과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제3지대는 관성을 깨는 작업을 이 악물고 해야 한다. 새로운미래·개혁신당 모두 민주당과 국힘 핵심 주축들이 창당했다. 기성정당의 체질을 당장 바꾸긴 어렵다. 그런 점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다만 반성하고 성찰하는 노력을 보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다르다고 느낄 것이다. 그래서 이낙연 대표는 첫 탈당 기자회견 때 사과했다. 사죄가 국민께 충분히 다가가지 못했다고 한다면 매일 같이 사과와 반성으로 시작해도 된다고 본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미래가 뭔가를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 콘텐츠는 참 많이 준비돼 있는데 언론의 주목을 못 받고 있는 것은 아쉽다.

-새미래 상징인 이낙연 대표가 광주 광산을 출마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현실은 냉혹한데
▷광주·전남만큼 가장 이성적·합리적인 지역이 없다. 나만 잘 되길 바라기보다 우리가 모두 잘 되자고 고민하는 이들이다. 그래서 어제까지는 손가락질하고 화내고 욕해도 잘하면 당장 내일 손 잡아주는 게 호남이다. 이낙연 대표가 그런 점을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다. ’이낙연 대표 때문에 대선에서 졌다는 오해와 가짜뉴스를 적극 해명하고 또 광주·전남이 얼마나 위기와 쇠퇴의 기로에 서 있는지 또 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선대위에서 국민소통본부장을 맡았다. 어떤 일을 하나
▷진짜 하고픈 일이었다. 국민과 정치가 너무 괴리되어 있다. 당원들을 모으는 캠페인을 통해서 거리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때 만난 다양한 시민들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는다. 주 4일만 학교 나가고 싶다는 청소년들을 만났다. ‘이런 건 어디에 말할 수 있어요’ 묻는 것을 보고 정치가 국민에게 친숙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우리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도 했다. 새미래 출마자가 나선 지역구 모두를 다 돌면서 시민들의 얘기 하나하나를 듣고 싶다.

-청년정치가 위기다. 진단은
▷2012년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서바이벌에 참여했다. 당시 파이널 라운드까지 갔지만 아쉽게 떨어졌다. 당시 우승한 이가 김광진·장하나 전 의원이다. 두 사람만 의원이 되고 440명에 달했던 청년 지원자들은 모두 공중 분해됐다. 모두 대한민국에서 최고 가는 스펙과 삶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지닌 이들이었는데 그냥 들러리로 소비만 된 거다. 2016년도 다르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제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나이로 성공적인 예가 되지 못했지만 청년 정치를 응원한다. 청년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세력화가 분명히 필요하다. 기성 정치 그룹들은 청년 정치인들이 세력화되는 것을 두려워 하는데 그 벽을 넘어야 한다.

-신정현에게 정치란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제게 청년 정치의 의미를 묻는다. 저는 청년정치와 신정현의 정치를 등치화하고 싶다. 청년 문제라고 표현하지만 모든 세대의 문제다. 일자리·주거·노후·의료 복지 등 모두 전 세대의 고민이다. 플랫폼 정치는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고 접속할 수 있고 그 접속된 공간 안에서는 반드시 대안을 만들어낸다는 전제 하에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다. 정치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전문가 정치를 넘어서야 하는 시대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율사 출신, 의사 출신들의 정치도 물론 필요하지만, 특정 분야에 매인 정치로는 입체적이고 다각화되어 있는 시대 문제를 풀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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