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도 日 주가 오르고 엔화 약세… 코스피만 털썩

심희정,조민영 2024. 3. 20.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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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하며 전 세계 마지막 '마이너스 금리' 국가를 벗어났다.

경제 정책 방향의 큰 전환을 예고한 것이지만 예상된 이벤트에 시장 동요는 크지 않았다.

다만 급격한 금리 인상은 자본시장과 일본 수출기업 등에 충격을 줄 수 있어 당분간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일본 통화 정책 정상화(금리 인상)에 따른 엔화 강세 전환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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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銀, 당분간 통화 완화 정책 유지
추가 인상 없을 듯… 시장선 안심
韓증시, FOMC 앞두고 자금 이탈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전날보다 0.66% 오른 4만3.6으로 표시돼 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1.10% 하락한 2656.17로 장을 마쳤다. 뉴시스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하며 전 세계 마지막 ‘마이너스 금리’ 국가를 벗어났다. 경제 정책 방향의 큰 전환을 예고한 것이지만 예상된 이벤트에 시장 동요는 크지 않았다. 엔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고, 일본 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당분간 일본의 통화 완화 정책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다만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 자금의 이탈로 하락했다.

일본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0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0.1%의 단기 정책금리를 적용해 왔는데, 이번에 0.1%포인트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했다. 2016년 2월부터 적용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8년 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일본은행은 또 금리 변동 상한선을 설정하는 수익률 곡선 제어(YCC)를 폐지해 금리 변동을 허용키로 했다. 자본 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사들이던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한다. 대규모 금융 완화기를 끝내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다만 급격한 금리 인상은 자본시장과 일본 수출기업 등에 충격을 줄 수 있어 당분간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현시점의 경제·물가 전망을 전제로 한다면 당분간 완화적 금융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엔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0엔을 넘기는 등 일시적으로 급등했다. 원·엔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더 떨어졌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했으나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큰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러화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일시적으로 우세해졌다”고 분석했다.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장 초반 하락했다가 금리 인상 발표 이후 크게 올라 4만3.6으로 마감했다. 일본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움직여 투자자들이 안심했다는 평가다. 반면 이날 코스피는 1.1% 하락한 2656.17로 장을 마쳤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에 매도세가 커진 영향이다.

엔화 가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일본 수출 기업은 환율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를 고려하는 만큼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 일본 주식과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

그동안 엔저(低)에 환차익을 노리고 엔화를 매수한 국내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거주자의 엔화 예금 잔액은 98억6000만 달러로 지난 1월 말보다 4억6000만 달러가 늘었다. 한은은 “일본 통화 정책 정상화(금리 인상)에 따른 엔화 강세 전환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심희정 조민영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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