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김 1속 도매가 1만원 훌쩍… 이젠 김밥도 못 사 먹을 판

김성훈 2024. 3. 2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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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한 신도시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이모(43)씨는 최근 김밥용 김 1년 치를 미리 구매했다.

이씨는 "김을 납품하는 업체에서 김값이 계속 오른다고 해 걱정"이라며 "김밥 한 줄 팔고 재료비·임대료 등을 제외하면 남는 건 1000원 남짓"이라고 한숨 쉬었다.

김을 비롯한 식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김밥 1줄 가격을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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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소폭 늘었는데도 46% 껑충
수출 증가 여파… 내달엔 더 오를듯
식품업계, 당분간 인상 자제 움직임
게티이미지


경기도 한 신도시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이모(43)씨는 최근 김밥용 김 1년 치를 미리 구매했다. 이씨는 “김을 납품하는 업체에서 김값이 계속 오른다고 해 걱정”이라며 “김밥 한 줄 팔고 재료비·임대료 등을 제외하면 남는 건 1000원 남짓”이라고 한숨 쉬었다. 김을 비롯한 식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김밥 1줄 가격을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렸다.

‘K푸드’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끄는 등 세계적으로 김 수요가 급증하면서 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사용하는 김 가격이 비싸지면서 소비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마른김 1속(100장)의 도매가격은 9620원으로 한 달 전(6572원)보다 23.1% 올랐다. 1년 전(6572원)과 비교하면 46.4%나 오른 가격이다. 서울과 대구 지역의 가격은 각각 1만500원, 1만100원으로 1만원대를 돌파했다. 이는 재작년 가격인 5884원보다 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가공하지 않은 원초 상태의 김 수확 시기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로, 식품기업은 통상 이때 1년 치 물량의 원초를 산지에서 사들인 뒤 제품을 만든다. 업체의 냉동 원초 재고가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진 원초로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 다음 달쯤부터 김 가격이 본격적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마른김 10장의 소비자 가격은 1136원으로, 997원이었던 1년 전보다 13.9% 오른 상태다.


김 가격 폭등은 김 수출 증가로 내수용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김은 지난해 수출액 1조원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한국 김은 124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올해 김 생산량은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최근 일본과 중국의 작황 부진으로 한국산 수요가 더 커지면서 물량이 수출용으로 쏠렸다.

수온 상승과 질병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영향도 있다. 물김의 최적 생장 온도는 10도 미만인데, 양식장 수온이 오르면서 양식 기간이 짧았던 데다 김이 녹아 사라지는 갯병이 자주 발병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김은 고정적으로 수면에 잠겨있어 수온의 영향이 매우 큰 수산물”이라며 “원초가 충분히 자라지 못하고 폐기되는 양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가격 상승은 김밥 등 먹거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서울 지역 김밥 가격은 3323원으로 1년 전 가격 3100원보다 7.2% 올랐다. 2022년 2808원보다는 18.3% 오른 수치다.

다만 식품업계는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당장 김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가공 김 제조업체 관계자는 “김 가격이 실제로 크게 올랐지만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화 기조와 가계 부담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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