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김장하는 마마보이 할리우드 스타
한국말 발음은 서툴지만 ‘할머니’ ‘엄마’ 같은 호칭은 자연스러웠다. 한국계 미국 배우 찰스 멜튼(33)이 최근 할리우드 영화 ‘메이 디셈버’(13일 개봉)로 내한 행사를 가졌다.
이 영화로 올 초 미국에서 22개 연기상을 휩쓴 그는 한국인 엄마 뱃속에서 미군인 백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오랜 무명 끝에 거장 감독 토드 헤인즈의 이번 신작에 발탁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국적인 TV 배우로 인식됐던 그가 새롭게 주목받은 계기가 2021년 미국에 확산한 아시아 혐오 범죄에 맞선 글을 ‘버라이어티’에 기고하면서다. 기고문에서 그는 “내가 아시아계 정체성을 억누르고 아메리칸 드림을 좇는 동안 한국인 어머니는 자신이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자책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타공인 ‘마마보이’ 배우로 거듭났다. 각종 시상식에 어머니를 동반하고, 분홍 고무장갑을 끼고 같이 김장하는 모습(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즐겨 올렸다. 낯선 미국에 가자마자 1991년 남편의 걸프전 참전으로 갓 태어난 멜튼을 홀로 키워낸 어머니를 그는 ‘영웅’이라 불렀다.
‘메이 디셈버’에서 10대 때 세 아이 아버지가 된 논란 많은 캐릭터를 설득시키는 건, 가족에 대한 보호 본능 가득한 멜튼의 다부진 눈빛 연기다. 영화 토대가 된 실화에선 사모아계였던 주인공을 영화에선 한국계로 바꾼 것도 헤인즈 감독이 그의 연기력에 반하면서다.
3년 전 뿌리를 돌아본 일이 배우로서 그를 깊어지게 만들었다. 그는 내한 일정 동안 외할머니 등 한국 가족과 동행하며 “꿈만 같다”고 했다. 넷플릭스 히트 드라마 ‘성난 사람들’ 시즌2 주역에도 거론된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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