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한달간 불법 현수막 1만3000개 철거...선거철 난립 우려

한은화 2024. 3. 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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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서울 서대문구 시내에 걸린 정당 현수막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1월 26일부터 2월 29일까지 전국에서 불법으로 설치한 정당 현수막 1만3082개를 철거했다고 19일 밝혔다. 행안부는 각 정당이 걸 수 있는 현수막 개수·장소·기간 등을 제한하는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이 지난 1월12일 발효됨에 따라 단속에 나섰다.

설치 기간 위반이 가장 많아
철거한 현수막을 시도별로 보면 경기(2489개)ㆍ서울(1868개)ㆍ부산(1343개)ㆍ전남(1151개) 순으로 많았다. 유형별은 설치 기간(15일)을 위반한 게 64%(8392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수막 높이 등 설치 방법 위반 17%(2174개), 어린이 보호구역 등 금지 장소 위반 9%(1111개) 순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정비 수량은 설 연휴 전(1.26∼2.8.)에는 2.8건이었으나, 설 연휴 후(2.13∼2.29.)에는 2.2건으로 20% 감소했다. 설 연휴 전·후를 비교해 보면 금지 장소와 설치 방법 위반은 26% 감소했다. 반면 설치 기간·개수 위반은 18% 증가했다. 정비 기간 민원은 총 3524건이 접수됐다. 이중 안전신문고를 통한 신청이 절반(1750건)을 차지했다.

이번에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정당현수막은 정당별로 읍ㆍ면ㆍ동마다 2개씩만 설치할 수 있다. 면적이 100㎢ 이상인 읍ㆍ면ㆍ동에는 1개 더 설치할 수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과 소방시설 주변은 설치할 수 없다. 또 보행자나 자동차 운전자 시야를 가릴 수 있는 교차로ㆍ횡단보도ㆍ버스정류장 주변은 현수막 높이를 2.5m 이상으로 설치해야 한다.

사진 행안부


정당현수막을 읍·면·동별로 2개씩만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1월 12일부터 시행된다. 연합뉴스

지난해 전국 곳곳은 ‘현수막 공해’로 몸살을 앓았다. 폭넓은 정당 홍보 활동을 보장한다며 지자체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규격과 장소 제한 없이 현수막을 달 수 있게 2022년 12월 옥외광고물 개정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길거리마다 넘쳐나는 정당 현수막으로 보행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법에 철거 의무가 명시되지 않다 보니, 게재 기간이 지났는데도 철거하지 않는 현수막이 많았다.

선거철 현수막 공해 재연되나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에는 설치한 지 15일이 지나면 자진 철거하도록 했다. 또 정당 현수막 설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자체는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고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행안부 한 관계자는 “양천구는 이번 현황 점검에서 7건의 불법 정당 현수막에 4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말했다.

정당 현수막 제한 규정은 생겼지만, 28일부터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현수막 공해는 심해질 수 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후보가 일제히 현수막을 걸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옥외광고물법이 아닌 공직선거법상 현수막 부착 규정을 따른다. 이에 따라 선거구 안에 있는 읍면동의 2배수에 달하는 현수막을 선거구 내 어느 정소에나 내걸 수 있다. 행안부는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 현수막을 집중해서 설치할 수 있다 보니, 체감상 현수막 공해가 심해질 수 있다고 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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