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선 승리 후 "러~크림반도 열차 복원, 손잡고 전진하자"
블라디미르 푸틴(72) 러시아 대통령이 5선을 확정한 후 첫 대중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얻은 점령지를 자국 영토임을 강조하고 육로로 크림반도까지 전진할 수 있다면서 전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대선 종료 이튿날인 18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10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와 노보로시야(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가 러시아로 오는 길은 어렵고 비극적이었지만 우리는 해냈다"며 "이것은 러시아 사상 위대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통해 크림반도로 갈 수 있는 철도가 거의 복원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도네츠크~마리우폴~베르디얀스크까지 이어지는 철도가 복원됐다고 들었다"며 "기차가 곧 세바스토폴(크림반도 항구 도시)로 직행해 크림대교를 대신하는 또 다른 경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행사에 참석한 약 8만명 관중에게 "우리는 함께 손을 잡고 전진할 것"이라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으로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행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푸틴의 통치 원칙이 되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당선 후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보였지만 우크라이나가 주도하는 협상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리후이 중국 정부 유라시아 사무 특별대표, 장밍 상하이협력기구(SCO) 사무총장을 만나 "러시아는 협상을 통한 해결에 열려 있다"면서도 "우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평화 공식을 홍보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리한 입장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고려한 평화 협상에만 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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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우크라에 추가 지원
서방에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이사회는 이날 유럽평화기금(EPF)을 50억 유로(약 7조2800억원) 늘리고, 이 돈을 EPF 산하에 '우크라이나 지원 기금(UAF)'을 설립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EU는 제3국 제조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회원국에도 EU 기금으로 일부 비용을 보전해주기로 합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우리는 이 자금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필요한 만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또 이날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과 관련해 책임이 있는 개인 및 기관에 대한 약 30건의 제재에 합의했다.
"푸틴 종신 집권 가능성 높아"
한편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푸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30년 전에 러시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를 ▶대규모 반정부 시위▶러시아 연방 해체▶민족주의 세력 봉기▶내부 쿠데타▶푸틴 대통령의 종신 집권 등 5가지로 소개했다.
매체는 5가지 시나리오 중 푸틴 대통령의 종신 집권의 가능성이 45~50%로 가장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으로 연장된 임기 6년에 이어 2030년 대선에도 나와 더 오래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내부 쿠데타 가능성은 20~25%로 봤다. 러시아의 최상위 엘리트층이 러시아 경제 악화 등에 따른 책임으로 푸틴 대통령을 은퇴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외 대규모 반정부 시위,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와 체첸 등 일부 공화국에서의 독립 선언 등이 일어날 가능성은 20% 이하로 봤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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