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현 “40대 신인이란 마음으로 ‘당잠사’ 임했죠” [쿠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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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스크린에 뜬 제 얼굴을 봤다.
하지만 어떤 감상을 느끼기도 전에 걱정이 오갔다.
18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추자현은 "40대에 데뷔하는 신인이 된 기분"이라며 "플래시 세례를 받아보니 그제야 실감 나더라"고 했다.
추자현은 "열정만으로 시작한 작품"이라며 "늘어지지 않게 감정을 훅 치고 빠지듯 연기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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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스크린에 뜬 제 얼굴을 봤다. 하지만 어떤 감상을 느끼기도 전에 걱정이 오갔다. 다른 이들의 평가에 가슴 졸여서다. 처음엔 영화 내용도 생각 안 나던 그는 시사 후 취재진 앞에 선 뒤에야 현실감이 느껴졌다. 18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추자현은 “40대에 데뷔하는 신인이 된 기분”이라며 “플래시 세례를 받아보니 그제야 실감 나더라”고 했다.
추자현을 다시 극장으로 소환한 영화는 ‘당신이 잠든 사이’(감독 장윤현). 남편의 비밀과 마주하며 혼란을 겪는 아내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다. 타 작품에 비해 적은 예산과 짧은 촬영기간을 들여 완성했다. 추자현은 “열정만으로 시작한 작품”이라며 “늘어지지 않게 감정을 훅 치고 빠지듯 연기했다”고 돌아봤다. 이무생과 호흡한 그는 애절한 눈물 연기부터 상실감에 허덕이는 등 깊고 짙은 감정들을 표현한다. 극을 처지지 않게 이끄는 두 배우의 열연이 볼거리다.
작품에 임하기 전 추자현이 마음에 거듭 새긴 건 ‘날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생생한 감정을 연기하려 노력했단다. 계산적으로 접근하진 않았다. 그는 극에서 자고 일어났을 때나 사고와 마주했을 때, 시어머니와 통화 장면 등 여러 부분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낸다. 감정에 따라 각각 목소리 떨림이 달라지는 섬세한 연기가 압권이다. 그가 연기한 덕희는 남편을 의심하게 되는 상황부터 불안감에 허덕이는 순간이나 절망에 빠져 억장이 무너지는 장면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감정의 극단을 오가는 순간도 여럿이다.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었을 정도로 촬영에 몰입했다. “후회하지 않게 연기하고 싶은 마음에 두려움 없이 스스로를 놔버린” 결과물이다. 그가 신들린 듯 감정을 쏟아내는 대목은 눈물샘을 자극하는 명장면이다. 남편 우효광이 영화를 보며 오열했을 정도다.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그에게 정통 멜로를 표방하는 ‘당신이 잠든 사이’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돌아보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절박하게 내달리는 강인한 엄마(JTBC ‘아름다운 세상’)를 비롯해 비밀을 간직한 채 벼랑 끝에 섰던 아내이자 딸(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인물(tvN ‘작은 아씨들’)까지 모든 역할이 쉽지 않았다. “강인하며 실마리를 쥔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고 되짚던 그는 “어릴 땐 센 이미지가 싫었지만 이젠 제대로 센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전환점이 필요할 때 만난 게 멜로극인 ‘당신이 잠든 사이’다. 20대를 한국, 30대를 중국에서 보낸 그는 40대가 돼 다시 한국에서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젠 연륜이 많이 쌓였다”고 말을 잇던 그는 “예나 지금이나 열심히 하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며 씩 웃었다.
“어릴 땐 주어진 걸 열심히 하는 게 전부였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며 마음이 바뀌었어요. ‘매력 있게 연기하면 매력 있는 역할이 된다’는 게 연기관이거든요. 어떤 배역이든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그렇게 만드는 게 배우의 힘이죠. 이제는 저만의 해석을 거쳐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기교로 연기하는 것보단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를 꿈꿔요. 그렇게 보이고 싶어 더 노력하고 있죠. 이번 덕희처럼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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