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스타] 옥상달빛, 마흔이지만 괜찮습니다

박세연 2024. 3. 19.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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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 (사진=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옥상달빛이 10년 만에 정규 3집 앨범으로 돌아왔다. 감히 대한민국 대표 여성 듀오라 소개하고 싶은 팀이다. 그들만의 감성과 특유의 ‘결’이 강한 음악으로 14년간 대중을 위로해 온 이들은 2010년 데뷔 후 쉼 없이 꾸준히, 소담스럽게 쌓아온 필모그래피에 또 한 번의 (거창하지 않은) ‘성숙’과 ‘성장’을 담아낸다.

새 앨범 ‘40’에서 1984년생 동갑내기 김윤주, 박세진은 마흔 살이 돼 바라본 일상과 인생에 대한 단상을 펼쳐놓는다. 앨범은 “나 요즘에 허리 너무 아파…이제 40이라서 그런 건가. 1월1일부터 아팠어. 살도 너무 안 빠지고” “운동해도 살 안 빠지고 먹으면 먹는 대로 찌고. 소화도 안 되고” “근데 40이 일할 때 한창때네. 너무 잘 될 때? 하하…우리도 잘 되지 않을까” “그럼~ 우리 대박 난대. 40에”라는 작업실 레코딩을 그대로 담은 ‘옥탑라됴6’를 시작으로 더블 타이틀곡 ‘다이빙’과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을 포함해 ‘자기소개’, ‘드웨인존슨’, ‘약속할게 난 죽지않아’, ‘서른’, ‘광고’, ‘스페셜 이디엇’, ‘혼잣말’,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까지 인디, 포크,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총 11곡으로 구성됐다.

나이 마흔이라는 이 끝도 없이 이어질 수 있는 대화의 주제를, 옥상달빛은 특유의 음악색으로 다정하게 펼쳐보인다. 옥상달빛 음악 하면 떠오르는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담백한 키보드에 다양한 악기들을 더한 소구성이 인상적인데 특히 이번 앨범에선 밴드 및 스트링 세션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위로를 넘어 벅차오르는 희망의 감정을 노래한다. 

가사는 늘 그래왔듯 일상을 파고든다. ‘하드코어 인생아’, ‘수고했어 오늘도’, ‘없는 게 메리트’ 등 20, 30대 옥상달빛의 음악들이 동세대 ‘청춘’을 위로했다면 이제 마흔이 된 그들은 시간이 준 선물과도 같은 일상 속 깨달음을 여전히 툭툭 풀어내며 2040의 청춘에게 진진하고도 뜨거운 힐링과 울림을 전한다. 

더블 타이틀곡 ‘다이빙’과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다소 직설적인 화법으로 움츠린 이들을 다독인다. 다만 결코 “힘내요”라는 직접 위로가 아닌, ‘자존’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다. 마흔 살에 발표한 곡 ‘서른’ 또한 마찬가지다.

기존 발표곡들의 향이 느껴지는 곡들도 눈에 띈다. ‘드웨인존슨’은 2013년 발표곡 ‘히어로’의 또 다른 버전 같고, ‘약속할게 난 죽지 않아’는 2015년 발표곡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속 화자의 다짐처럼도 느껴진다.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고 반추하며 현 시점 그들 나름의 최선의 답을 찾아간다. 

그리고 ‘자기소개’에서는 “그래도 우린 작은 기쁨과 행복이 인생의 전부란 걸 알게 됐어요” “매일 매일을 그렇게 살아요 즐겁게 우리 같이 나이 먹어요” “아직도 수고했다 말한다고 지겨워 말아요” “누군가 원할 때까지 당신 곁에 있어요”라는 편지처럼 진솔한 가사를 통해 14년간 달려온 옥상달빛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들려주며 변함 없을 옥상달빛표 음악을 다짐한다.  

2010년 EP 앨범 ‘옥탑라됴’로 정식 데뷔한 옥상달빛은 동시대 청춘들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한다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쌓아왔다. ‘없는 게 메리트’, ‘수고했어, 오늘도’, ‘희한한 시대’,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좋은 생각이 났어, 니 생각’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정규 3집 ‘40’으로 또 한 번 위로와 용기, 힐링을 선사한 옥상달빛은 오는 4월 6, 7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동명의 공연 ‘40’을 개최하고 팬들을 만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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