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클래식 축제 ‘삼총사’가 온다
사람들에게 봄이 왔다는 것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매화나 벚꽃 등의 개화 소식이다. 하지만 문화예술계에서 봄은 클래식 축제의 개막 소식과 함께 온다. 남도에 벚꽃이 필 때쯤인 3월 말부터 통영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를 시작으로 개화 전선의 북상과 함께 4월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4월 말부터 5월 상순까지 열리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잇따라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로 날짜를 옮겼던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가 올해 다시 4월로 돌아오면서 클래식 축제 ‘삼총사’가 2년 만에 함께 봄을 채우게 됐다.
올해 22회를 맞는 통영국제음악제(TIMF)는 ‘순간 속의 영원’(Eternity in Moments)을 주제로 오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 등에서 열린다. 지난 2022년부터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은 이번 음악제 주제에 대해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연주되는 모든 곡 하나하나가 영원히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순간들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에는 헝가리의 거장 현대음악 작곡가 페테르 외트뵈시,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타 연주자들인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 피아니스트 베르트랑 샤마유,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가 각각 레지던스 작곡가 및 레지던스 연주자로 참여한다.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개막 공연에선 베를리오즈 ‘이탈리아의 해럴드’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셰헤라자데’를 연주한다. 그리고 31일 공연에서는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와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드뷔시 ‘바다’ 등을 연주한다. 이어 폐막공연에서는 달바비 플루트 협주곡, 외트뵈시 ‘스피킹 드럼’,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연주한다. 개막공연과 31일 공연은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 폐막 공연은 마르쿠스 슈텐츠가 지휘를 맡는다.
이외에 헝가리 피아니스트 데죄 란키, 빈필 수석 하피스트 아넬레인 레나르츠, 타악기 연주자 마리안나 베드나르스카, 소프라노 니콜라 힐레브란트, 카운터테너 필리프 자루스키, 판소리 명창 김일구, 한국계 미국 피아니스트이자 파워 유튜버 그리고 독일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의 상주 크리에이터인 나래솔, 2017 반클라이번 콩쿠르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2023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정규빈 등 국내외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통영국제음악제와 함께하는 또 하나의 축제인 통영프린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가 5년 만에 다시 열린다. 208팀 가운데 선발된 40팀이 축제 기간 금·토·일 총 6일간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 윤이상기념관, 죽림 내죽도공원에서 연주를 선보인다.
예술의전당이 1989년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시작한 교향악축제는 36회째인 올해 ‘더 웨이브’(The Wave)를 부제로 오는 4월 3~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서울시향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공립교향악단 20곳과 한경arte필하모닉·심포니 송·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등 자생력을 갖춘 민간 교향악단 3곳이 참여해 아름다운 음악적 파동으로 따듯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피에타리 잉키넨이 이끄는 KBS교향악단을 축제의 포문을 연다. 아드리앙 페뤼숑(부천필), 다비트 라일란트(국립심포니), 키릴 카라비츠(부산시향), 피터 빌로엔(서울시향) 등 국내외 정상급 지휘자들이 축제를 빛낸다.
각 교향악단의 개성이 돋보이는 23번의 무대에서는 고전부터 현대 창작곡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제주시향(지휘 김홍식)과 인천시향(지휘 이병욱)이 교향곡 ‘제4번(낭만적)’, ‘제7번’을 각각 연주한다. 올해는 유난히 구 소련을 대표하는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7곡 만날 수 있다.
이번에 2해외 오케스트라에서 활약 중인 정상급 한국인 연주자들의 협연도 눈길을 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악장 이지혜(서울시향),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악장 이지윤(KBS교향악단),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오보에 수석 함경(공주시충남교향악단), 파리국립오페라 클라리넷 수석 김한(국립심포니),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바순 수석 유성권(과천시향) 등이 연주에 나선다. 여기에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도 대거 함께한다. 피아니스트 박종해(부천필),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대구시향), 첼리스트 심준호(전주시향), 에스메콰르텟(한경arte필), 소프라노 황수미(인천시향) 등의 무대도 만날 수 있다.
교향악축제는 예술의전당 공연영상 플랫폼인 ‘디지털 스테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다. 예술의광장 야외광장 대형화면에서도 공연을 중계한다. 매 공연 시작 25분 전 ‘프리렉처’를 들으면 감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올해 19회째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는 4월 23일~5월 5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아트스페이스3, 윤보선 고택에서 모두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SSF는 ‘실내악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관객의 지평을 넓혀왔다. 올해 주제는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로 가족의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해석해 폭넓게 담아낸다. 강동석 예술감독은 “여러 종류의 가족들, 다채로운 스타일의 음악, 다양한 민족의 작곡가, 가족 연주자, 익숙하거나 덜 알려진 작품, 한국에서의 초연 등을 탐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SSF를 대표하는 공연으로, 사적 438호 윤보선 고택에서 열리는 고택음악회에선 올해 서거 175주년 쇼팽, 서거 100주년의 푸치니와 포레, 탄생 200주년 맞은 스메타나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어린이날에 맞춰 열리는 가족음악회에서는 ‘이구데스만&주’(Igudesman and Joo)라는 음악 퍼포먼스 듀오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주형기가 음악극 ‘유머레스크’를 선보인다.
올해 SSF에는 피아니스트 9명, 바이올리니스트 11명, 앙상블 4팀 등 모두 60명의 음악가가 무대에 오른다. 강동석 감독과 함께 축제 원년부터 빠짐없이 자리를 지켜온 피아니스트 김영호, 비올리스트 김상진이 올해도 함께 한다. 그리고 자주 SSF를 찾는 마티어 듀푸르(플루트), 올리비에 두아즈(오보에), 로망 귀요(클라리넷), 노부스 콰르텟, 대니 구(바이올린) 등 국내외 유외 유명 연주자들이 올해도 관객과 만난다.
2024년 SSF의 새 얼굴로는 2023년 ARD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이해수(비올라), 2017 윤이상국제콩쿠르 우승자인 송지원(바이올린), 브뤼셀 왕립음악원 교수 마리 할링크(첼로), 국립오페라단 단장인 최상호(테너) 등이 있다. 새로운 앙상블로는 2023년 제주국제관악콩쿠르 금관5중주 부문 우승팀인 벤투스 브라스 퀸텟 등이 함께한다.
SSF의 오랜 전통인 프린지 페스티벌은 오는 4월6~21일 총 7회 무대가 마련된다. 주말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에 서울공예박물관, 남산서울타워 광장,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공연이 열린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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