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삼겹살은 억울하다

2024. 3. 19.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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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즐겨 먹으면서도 돼지 지방은 건강에 안 좋다고 여기고 터부시한다.

'비타민B와 미네랄의 좋은 공급원이다. 돼지 지방은 양고기 지방이나 소고기 지방보다 불포화도가 높고 건강에도 좋다'는 설명을 달았다.

돼지고기가 아니라 돼지 지방을 말이다.

돼지 지방은 적당량을 섭취하는 경우 영양실조, 무기력, 안구 건강, 뇌 건강, 빈혈, 잦은 현기증, 변비, 건조한 피부, 갈라진 손발, 탈모, 산후병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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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원 원장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즐겨 먹으면서도 돼지 지방은 건강에 안 좋다고 여기고 터부시한다. 하지만 돼지 지방에는 건강에 관한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영국 BBC는 2018년 가장 영양가 높은 100대 식품 중 ‘돼지 지방’을 8위에 올렸다. ‘비타민B와 미네랄의 좋은 공급원이다. 돼지 지방은 양고기 지방이나 소고기 지방보다 불포화도가 높고 건강에도 좋다’는 설명을 달았다. 돼지고기가 아니라 돼지 지방을 말이다. 사실일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돼지 지방에는 비타민 A·B·D가 많다. 비타민A는 안구 건강에 좋고 비타민B군은 피로를 해소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탈모와 피부 건강에 좋다. 비타민D는 체내 칼슘 섭취를 촉진하고 심혈관 기능을 개선하고 폐호흡기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돼지 지방의 비타민D에는 한 테이블스푼당 1100IU(인체에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물질의 양 단위)가 포함되어 있다. 햇빛을 20~30분 쬐면 100~200IU 정도 만들어지는 걸 고려하면 엄청난 양이다. 돼지 지방에는 콜린이 풍부한데 콜린은 심장질환,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을 낮춘다.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도 풍부해서 우울증도 예방한다.

돼지 지방은 적당량을 섭취하는 경우 영양실조, 무기력, 안구 건강, 뇌 건강, 빈혈, 잦은 현기증, 변비, 건조한 피부, 갈라진 손발, 탈모, 산후병에 도움이 된다. 어린이의 성장발육에도 좋고 근시를 예방한다.

동의보감에는 ‘돼지비계를 인삼과 함께 먹으면 정신과 혼백을 안정시키고 경계를 멎게 하며, 심을 열어 지혜롭게 하고 건망을 없앤다’고 했다. 돼지 지방은 피부의 상처 회복을 촉진한다. 과거에는 피부에 상처가 생겨서 헐거나 입술이 트고 갈라지거나 겨울철 튼 살이 생겼을 때, 가루를 낸 약초와 돼지 지방을 섞어 발랐다. 돼지 지방이 피부연고 기제로 많이 사용된 이유다.

그러나 돼지 지방 함량 때문에 삼겹살 섭취를 걱정하는 분들이 간혹 있다. 돼지고기에는 10~16% 정도의 지방이 있다. 그중 심혈관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포화지방산이 40% 정도다. 포화지방산이 걱정된다면 올리브유, 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된다. 식물성 기름은 동물성 지방의 체내 축적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가령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들기름 장에 듬뿍 찍어 먹으면 된다.

돼지 지방은 맛도 좋아서 채소를 볶을 때나 생선을 구울 때 이용하면 풍미를 향상시킨다. 발연점이 높아서 고온에서도 쉽게 산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풍미와 영양가 모두를 갖춘 돼지. 적당량의 돼지 지방은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 그러니 앞으로 삼겹살을 먹으면서 몸에 미안해하지 말자. 다만 50세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 고콜레스테롤혈증, 동맥경화증을 앓고 있는 경우는 너무 많은 돼지 지방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한동하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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