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나발니 죽음은 슬픈 일”… 나발니 부인 “살인자”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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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을 확정한 뒤 지난달 옥중 사망한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이날 독일 베를린의 러시아대사관에서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만나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이자 깡패"라고 비난하며 "그와의 협상도, 어느 무엇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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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대사관에선 ‘정오 투표 시위’
김정은, 축전 보내 러와 밀착 강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을 확정한 뒤 지난달 옥중 사망한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밤 모스크바 고스티니드보르의 선거 캠프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나발니를 거명하며 “그는 세상을 떠났다. 이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나발니 이름을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이름을 말하지 않고 ‘그 사람’이나 ‘블로거’라고 칭했다. 나발니가 지난달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에는 애도는 물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나발니씨의 사망을 며칠 앞두고 동료들에게서 ‘그를 서방국 교도소에 있는 (러시아 국적의) 사람들과 교환하는 아이디어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나발니가 사망 직전 서방국과의 수감자 교환으로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나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나발니 측근인 마리아 페브치흐가 지난달 26일 유튜브에서 “나발니와 미국 국적자 2명을 러시아 정보요원 출신 바딤 크라시코프와 교환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이날 독일 베를린의 러시아대사관에서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만나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이자 깡패”라고 비난하며 “그와의 협상도, 어느 무엇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나발나야는 각국 러시아대사관에 마련된 재외국민 투표소를 낮 12시에 찾아가 투표용지에 무효표 등으로 푸틴에 대한 항의의 뜻을 표하는 ‘정오 투표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투표용지에 나발니의 이름을 적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대선 압승에 대해 미국 등 서방 세계는 일제히 ‘부정선거’라고 비난했다. 특히 투명한 기표함으로 비밀투표를 보장하지 않은 것과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4곳에서도 투표를 강행한 점을 문제 삼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불법적으로 선거가 실시됐다. 유권자의 선택권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독립적 선거 감시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독일 외무부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치러진 선거는 법적 효력이 없다. 이는 국제법 위반 행위”라고 비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푸틴이 정적들을 투옥시키고 출마할 수 없도록 한 점에서 이번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 독재자가 선거를 치르는 시늉만 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축전을 보내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냈다”며 “신홍철 주러 대사가 러시아 외무부에 축전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중앙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에서 “최근 몇 해 사이 러시아 인민은 단결해 도전을 극복하고 국가 발전의 길로 꾸준히 전진했다”며 “당신의 영도 아래 러시아가 국가 발전의 더 큰 성취를 반드시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국민을 대표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치운동이 거둔 압도적 승리를 축하했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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