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공천면접 때도 “수박 발언 뭐가 문제?" 공관위와 언쟁

성지원 2024. 3. 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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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22대 총선 공천이 마무리에 접어들었지만 일부 후보자를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유시민 작가(왼쪽)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연합뉴스, 뉴스1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이 불거진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에 대해 공천 심사과정에서부터 도덕성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지적이 18일 나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사실 이미 공천관리위원회 내부에서 상당히 논란이 있었다”며 “특히 도덕성 문제에 대해 외부위원 여러 분이 거의 최하점을 주고, 경선 자격 주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한 분이 많이 계셨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관위에 따르면 양 후보는 면접 당시 ‘수박(비명계를 지칭하는 은어)’ 발언을 지적받자 “내가 동물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고 식물 이야기를 한 건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양 후보는 지난해 안산갑 현역 의원인 전해철 의원을 향한 “수박 척결”이라고 해 당직 자격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공관위 관계자는 “‘양 후보의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공관위 내부에서도 있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논란 끝에 그냥 공관위 통과가 됐다. 이 부분에 대해 임혁백 공관위원장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경선 패배 후 침묵하던 전해철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양 후보의 발언은 그 빈도와 말의 수위, 내용의 문제에서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양 후보는) 저를 포함해 같은 당 소속 의원에게 수박, 바퀴벌레, 고름이라 멸칭하는 걸 반복해왔다”며 “이런 막말과 경선 불이익을 감내하면서도 총선 승리와 당 단합을 위해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님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발언에는 분노와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날 양 후보에게 우회적으로 거취표명을 요구한 김부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새로운 것(논란)들이 만약 추가로 나오면 당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당에 재검증을 요청했으니 좀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양 후보에 대해 “지나쳤다.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그 이상의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 지원유세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정말 쌍욕을 해가면서까지 비난했던 집단이 있다. ‘환생경제’ 한 번 쳐보라”며 “입으로 옮기기도 어려운 막말, 욕설을 했는데 왜 그런 건 문제 삼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환생경제’는 2004년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소개된 풍자극인데,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이 많았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냈던 유시민 작가도 이날 오전 유튜브 방송에서 “돌아가시고 안 계신 노 전 대통령 애닳아 하지 말고 살아있는 당 대표한테나 좀 잘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권심판론도 부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행태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이종섭 주호주대사를 해외로 도주시키더니 핵심 참모가 ‘회칼’ 테러 운운하며 협박도 한다. ‘입틀막’도 모자라서 ‘칼틀막’하는 건가”라며 “대통령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을 경질하고 사과하라”고 했다. 이 대표는 마포 지원유세에선 “우군보다 아군이 많아야 한다”며 비례투표에서 조국혁신당보다 더불어민주연합를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박용진(左), 조수진(右)


한편 18~19일 열리는 서울 강북을 경선을 놓고 이 대표 강성지지층의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마을’에선 “박용진 의원을 무조건 떨어뜨려야 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박 의원은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와 경선하는데 박 의원은 30%를 감산받고, 조 이사는 25%를 가산받는다. 막말 논란으로 강북을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봉주가 조수진이고, 조수진이 정봉주”라며 “제게 보내주셨던 지지와 응원을 조수진 예비후보에게 모아달라”고 썼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 강북을이 판도라 상자의 마지막 하나 남은 희망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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